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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성적표 보니 '4대금융그룹 문제의 정석'은?

저수익시대 맞아 지주별로 자본보강 등 이슈부각 '쉽진 않을듯'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7.30 16: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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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 이미 19일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터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2분기 실적 공개를 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6일, 신한지주는 30일에 성적표를 내놨다. 우리금융지주의 실적은 내달 6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 국면에서 저금리·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장기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STX, 쌍용건설 등 대기업 부실로 쌓고 있는 대규모의 충당금이 수익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거대한 부정적 아이템만 볼 게 아니고,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공감대 속에 묘수 찾기가 진행되고 있다.

'뼈아픈 NIM 문제 해결이 관건' 하나금융 자본을 보강하라?

우선 하나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 2669억원을 기록했다. 3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상을 밑돌았다. 특히 하나은행은 전 분기 대비 1640억원이 감소한 9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STX 주요 계열사의 자율협약 신청에 따른 대손충당금 1233억원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하지만, NIM(순이자마진)이 2bp 하락, 수익성에 타격을 받은 점은 아쉽다. 특히 HSBC와 합작 계약 종료에 따른 일회성 이익 1140억원과 법인세 환급금 300억원이 반영된 점도 함께 살펴보면 모쪼록 이 약한 부분에 집중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은 22일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취약한 자본비율을 감안하면 양호한 대출성장성이 지속가능한지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최선호 종목에서 제외되고 차선호주로 제시당하는 굴욕을 하나금융지주에 안긴 이 자본 문제는 무엇인가.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건전성은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오버행 리스크와 취약한 그룹 자본적정성은 우려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그룹을 기준으로) 2분기 잠정 Tier1비율은 7.84%로 취약한 상태라는 대목을 지적했다. 즉 경기대응완충자본 규제에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자본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우리금융, 민영화 해법 초점
   상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한-우리-하나-KB금융그룹 본사. ⓒ 프라임경제  
상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한-우리-하나-KB금융그룹 본사. ⓒ 프라임경제

아직 성적은 정식으로 나오지 않았으나 우리금융 역시 저수익시대라는 문제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매각공고로 민영화가 시작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는 의견이 눈에 띈다.

심규선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같은 경우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1개월간 7.9% 상승해 은행업종 지수 수익률을 6.8%포인트 상회했다"는 대목에 주목한다.

심 연구원은 "지방은행계열과 증권계열의 매각은 유리한 조건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최종적으로 남는 우리은행 계열의 매각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정 수준의 가격 결정을 통해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민영화 매력도를 최강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앞날을 예견하기 어렵다는 경고로도 읽힌다.

그래서일까.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여러 핵심 인력들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자신과 똑같은 구두를 선물하면서 민영화를 위해 뛰자는 뜻을 전달했다.

KB금융, '우리 민영화' 와중에 움직임 필요한가?

KB금융은 2분기 16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70.36%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KB금융의 상황은 NIM 하락 및 여신성장 부진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유가증권 손상차손 등 일회성 손실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주력인 KB국민은행의 경우, 2분기 488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89.80% 감소했다.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446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65.7%(6596억원) 감소했다. 신용카드를 제외한 은행의 NIM은 2분기에 1.96%를 기록, 전분기 대비 0.08%p 하락했다.

문제는 KB 같은 경우 문제가 빠르게 좋아질 수 없는 거대한 조직이라는 데 있다. 다행히 올해를 잘 건너면 2014년부터는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엠투자증권은 29일 KB금융에 대해 2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지만 2014년부터는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의 보고서는 매섭다. 선도은행으로서의 프리미엄이 이제 많이 희미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KB금융이 희망하는 대로 우리투자증권 계열만을 인수하고 우리은행 인수에서 빠질 수 있다면 추가적인 가격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 점이 의미가 있다. 치열한 M&A 대전 그 자체도 흥미로우나, 수익성 개선을 통한 저수익 해법이라는 관점에서도 이 문제를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우리은행쪽은 인수할 여력이 안 된다는 발언을 이미 한 점이 다시 증권 문제 등과 어우러져 여러 해석을 당분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 1등의 어려움 골몰할 때 '상대적 여유 속 남모르는 고민'

리스크 관리에 우수한 금융그룹으로 평가받는 신한측은 2분기에도 선방했다. 신한금융지주가 2분기 555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시장의 컨센서스였던 5000억원 내외를 오히려 다소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1분기에 이어 계속됐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은행·카드 부문을 합친 2분기 그룹 NIM은 2.27%였다.

 

신한은 1등을 유지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성병수 동양증권 연구원이 실적의 회복의 속도는 이자이익의 회복 정도에 좌우될 전망이라고 지난 봄 조언한 대목만 계속 갖고 가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대출성장률이나 NIM이 급격히 회복되기보다는 완만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전략을 짤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당시 동양증권 보고서는 1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나 그 속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시선을 이번에 뚜껑을 연 결과물과 대조해 보면 신한이 나아갈 바,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금융그룹들이 포트폴리오 분산 관리에서 맞이할 미래를 어느 정도 추측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