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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흑비(黑雨) 쏟아진 곳에 택지개발 구설수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7.29 09: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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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여수시가 흑비(黑雨) 사태로 유해성 논란을 빚었던 율촌면 일대에 택지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사업의 실효성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한 광양제철소와 직선거리로 1.2km 떨어진 외딴섬 '묘도' 택지개발 역시 제철소 쇳가루가 날리는 곳이라서 택지개발이 돼도 미분양으로 애물단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신규 택지개발을 검토하는 곳으로는, 율촌 60만㎡, 묘도 15만㎡, 상암·호명 15만㎡, 진모·삼포 40만㎡, 구봉.덕충동 일대 10만㎡ 내외다.

여수시가 이들 지역에 택지개발을 서두르는 데는 1998년 3려통합(여수시, 여천시, 여천군)이 실현됐지만, 이후 15년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한 인구유입을 꾀하자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여수시의 인구는 3려통합 당시 33만여명이었으나 감소세 끝에 6월말 현재 29만1924명에 머물고 있는 반면 승주군과 통합한 순천시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6월말 현재 27만6206명으로 늘었다.

여수시가 율촌산단 배후도심으로 조성하려는 율촌면소재지 일대는 지난달 11일 율촌산단에서 날라온 검은분진으로 인한 흑비가 내려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던 곳이어서 택지개발지로는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율촌면소재지에서 율촌산단까지는 불과 500~1000m 가량 떨어진 가까운 거리이다. 
 
  지난달 11일 밤 기습적으로 내린 여수시 율촌면 흑비장면. ⓒ 프라임경제  
지난달 11일 밤 기습적으로 내린 여수시 율촌면 흑비장면. ⓒ 프라임경제
또 여수시 묘도 또한 여수-광양간 '이순신대교'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바다 너머 1.2km 거리에 제철소가 입지해 어민들은 지금도 제철소 분진피해를 호소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택지개발보다는 산단이 더 적합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여수토박이 주모씨(56)는 "굳이 택지개발을 한다면, 주위 경관이 좋고 공기도 쾌적한 소라면이나 화양면도 있는데 산단 옆에 택지개발하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율촌면 일대에 택지개발이 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지역 부동산업소에서는 근거없는 '택지개발 예정지'라며 매매를 부추기는 등의 폐해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택지개발지로 매매가 부추겨지고 있는 여수시 율촌면 일대. = 박대성기자  
부동산업계에서 택지개발지로 매매가 부추겨지고 있는 여수시 율촌면 일대. = 박대성기자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또한 속내는 불편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율촌산단은 광양만권경제구역청 관할이지만, 율촌면소재지는 여수시이기때문에 간섭할 수는 없지만 택지개발을 탐탁찮게 바라보는 기류가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광양경제청의 한 직원은 "율촌산단 배후신도심으로 신대지구와 신월지구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는데 여수시가 별도로 율촌택지를 개발하는 것은 무계획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율촌은 택지보다는 공장용지난을 겪고 있는 대기업 산단으로 조성되는게 바람직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다만, 여수시는 이들 지역에 대한 택지개발을 당장 추진하기 보다는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사업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율촌면 일대는 율촌산단 종사자 주거지로 검토하는 곳으로, 택지개발을 지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타당성 용역 결과 택지개발지로 부적합하다면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신규 택지개발에 따른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용역계획을 추진키로 하고, 사업수행능력 평가서 제출 안내와 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9월부터 타당성 용역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