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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패션과 맞바꾼 발 건강, 이대로 괜찮을까?

송영준 정형외과전문의 기자  2013.07.26 10: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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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패션에 관심 있는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 '하이힐'. 특히 노출의 계절 여름이면 예쁜 다리라인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하이힐을 신고 거리를 활보한다.

높은 굽이 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키가 커 보이고 각선미를 살려 주는 아찔한 굽 높이에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힐은 걸을 때 더해지는 하중이 발가락 뿌리에만 걸리게 하여 신체 균형을 무너뜨린다.

또 발 변형과 극심한 통증까지 초래하는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우리 발 건강에 훨씬 치명적이다. 게다가 발 질환의 전조증상 등 초기 경미한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방치하다 보면 결국 아픈 발, 못난 발을 만들게 된다.

◆발 변형 대표 질환,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발 변형으로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등 다양하다. 그 중 성인 여성의 80%가 앓고 있을 정도로 가장 흔한 질환인 무지외반증은, 엄지 발가락을 뜻하는 '무지'가 새끼 발가락 방향으로 휘는 질환이다. 엄지 발가락이 기울면서 튀어나온 뼈로 인해 통증을 일으키게 되며, 질환이 지속되다 보면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하이힐이나 발에 꽉 끼는 구두를 오랫동안 신을 경우 변형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 격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하기도 한다. 외관상으로 보기 좋지 않으며 발가락 관절이 붓고, 발가락 뼈를 둘러싼 골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양쪽 발에 모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쪽에 보다 심하게 나타난다.

무지외반증과는 반대로 새끼 발가락의 뿌리 관절 부분이 바깥쪽으로 돌출되면서 신발과의 마찰로 빨갛게 변하고 증세가 계속 악화되는 질환이 소건막류다. 이 역시 발 볼이 넓은 사람이 오랜 시간 하이힐과 같은 불편한 신발을 신어 새끼발가락이 변형이 되는 경우이다.

무지외반증이 있는 사람에게서 흔히 동반되어 나타난다. 엄지발가락도 아픈데 새끼발가락까지 병이 생기니 여성들은 심한 통증을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아온다.

◆발 질환 방치하면 허리에 악영향

발은 우리 몸 전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부위다.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등 이러한 발 질환이 생기게 되면, 발 통증으로 인해 걸을 때 자세가 삐딱해져 허리, 무릎, 골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이힐 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환들은 근본 원인인 신발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볼이 넉넉하고 부드러우며 발 앞 쪽에 약간의 여유가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으며, 뒷굽의 높이는 1~3cm 정도로 낮은 구두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특수 깔창이나 편한 신발을 신으면 초기 단계에 증세가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증상을 없애는 데 한계가 있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은 발가락의 뼈를 일자로 반듯하게 잡아주는 다양한 절골술을 통해 치료하며, 수술 후 약 3일 후부터 특수 신발을 신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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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건막류는 튀어나온 부위의 굳은 살을 깍아내고 뼈를 절골해 교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발 변형 질환 수술 시에 주의해야 할 점은, 발가락과 발 허리뼈 등 어긋나 있는 주변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족부 질환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천힘찬병원 송영준 과장(정형외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