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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PYL'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노병우 기자 기자  2013.07.26 09: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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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국내시장에 야심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Premium Younique Lifestyle, 이하 PYL)' 브랜드.

브랜드 출범 이후 현대차는 대대적인 텔레비전 광고, 멤버십 서비스, 공동앨범 제작, 문화공연 등에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쏟아 부으며, 차량의 성능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감성'으로 승부하겠다는 파격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현대차가 20~30대 젊은 감성의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비해 국내 반응은 시큰둥하다. 젊은 층을 겨냥해 △벨로스터(3도어) △i30(해치백) △i40(왜건)의 차량을 PYL 브랜드로 묶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해외와 달리 세단에 비해 해치백과 왜건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에 따르면 △벨로스터 △i30 △i40의 차종들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각각 전년대비 41%(1596대), 38.7%(5248대), 39.3%(3026대)나 줄어 현대차 내수판매 부진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다만 독창성과 디자인 감성을 알리는 이 같은 새로운 시도는 해외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해 현대차를 '글로벌 완성차 톱(TOP) 브랜드'로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벨로스터는 해외에서 7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i30는 20만대 이상, i40는 4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국내 판매량을 훨씬 웃돌았다. 이런 만큼 실적악화에도 불구, 현대차는 중장기 목표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PYL의 고삐를 더욱 죄는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비록 수치상의 판매량만 놓고 보면 PYL이 기존 주력 모델에 미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판매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이 아닌 현대차의 대중적 이미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탄생된 브랜드인 만큼 아직 실패냐 성공이냐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

무엇보다 현대차가 앞으로 수입차 브랜드와 계속 대응하려면 당장 판매와 직결되지 않더라도 장차 고객이 될 2030 소비자를 위시한 잠재고객에게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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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트렌드가 바뀌는 IT제품과 달리 자동차는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할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소비재 중 하나인 만큼 현대차가 단순히 차만 파는 기업에서,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독특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