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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낙지의 이유 있는 몸부림

정수지 기자 기자  2013.07.23 18: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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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며칠 전, 퇴근 후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큼지막하게 달려있는 '산낙지'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술안주로도 좋겠다 싶어 산낙지 가게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갯벌 속의 인삼이라는 낙지는 '가을 낙지'라는 말도 있듯이 낙지의 제철은 늦은 8월부터 10월까지라고 하죠. 이때가 제 맛과 영양을 내는 것은 물론 육질도 가장 연하고 부드러워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젊은 청춘들에게 제철이 대수겠습니까? 그 존재만으로도 황홀한 맛을 선사하는 고마운 낙지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낙지는 특별히 힘이 좋았는데요, 빨판의 힘이 얼마나 센지 떼어내기가 힘들어 몇 번이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였습니다.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필자는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듯 '잘려 있는 낙지는 왜 이토록 오랫동안 꿈틀거릴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인에게 혹시 그 이유를 아느냐고 물어봤더니만 "잘린 게 아파서"라고 말한 뒤, 필자가 박장대소하기를 기다리더라고요. 
 
산낙지가 꼼지락 거리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낙지, 오징어, 주꾸미, 문어 등 연체동물의 신경계는 뇌신경절, 측신경절, 내장신경절, 구강신경절, 벽신경절 등의 신경절과 이들을 잇는 신경색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뇌를 중심으로 모든 신경세포들이 뿌리를 내려 활동하는 우리 몸과는 달리 연체동물은 신경을 중심으로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산낙지는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식욕을 자극해 많은 매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다. 연체동물의 신경계는 뇌를 중심으로 신경이 움직이는 인간과 달리 신경을 중심으로 움직여 잘라도 계속 꼬물거린다고 한다. = 정수지 기자  
산낙지는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식욕을 자극해 많은 매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다. 연체동물의 신경계는 뇌를 중심으로 신경이 움직이는 인간과 달리 신경을 중심으로 움직여 잘라도 계속 꼬물거린다고 한다. = 정수지 기자
 
낙지도 뇌가 있긴 하지만, 뇌 중심 동물이 아니라 다리의 독립된 신경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죠. 그래서 잘린 후에도 신경이 살아있어 얼마간은 계속 꿈틀거리는 것입니다. 
 
연체동물이 아닌 뇌 중심 동물이 신체 일부가 절단됐을 때 그 부분이 움직이는 것은 일종의 경련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