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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88만원세대'로 빚어진 '샌드위치맨'

하영인 기자 기자  2013.07.23 17: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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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는 날, 젊은 여성이 우산과 패널을 들고 손님 유치에 힘쓰고 있다. = 하영인 기자  
비오는 날, 젊은 여성이 우산과 패널을 들고 손님 유치에 힘쓰고 있다. = 하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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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회사 근처 식당에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장마철이라 평소보다 더 세차게 내리는 비에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는데요. 불쾌지수가 마구마구 치솟고 있었습니다.

그때 추적추적 흐르는 빗줄기 사이로 당찬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에 홀려 근원지를 쫓으니, 저 멀리 샛노란 우산을 쓴 젊은 여성분이 눈에 띄더군요.

사실 그 분을 본 게 오늘이 처음은 아니었는데요. 점심시간에 뵀던 분이 퇴근 시간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계셔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식사 시간마다 가게 홍보를 하시는 것 같더군요. 목청 높여 밝게 안내하시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이토록 날씨가 궂은 날까지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녀의 손에 들린 패널을 보고 문득, ‘샌드위치맨이 떠올랐습니다. 샌드위치맨이란 거리에서 이동광고매체를 메고 다니는 사람을 일컫는데요. 샌드위치처럼 가슴과 등에 광고물을 걸치고 다닌다 해서 붙은 말입니다.

광고용 플래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묘한 복장이나 천천히 걷는 동작, 손짓 등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광고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정부에서는 지난 200810, 샌드위치맨과 같은 인간 광고판을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전면 금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광고회사들의 반발로 두 달 만에 금지법을 폐지했죠.

, 일본 도쿄에선 여성의 다리를 활용한 광고가 성행 중이라고 합니다. 일반 여성들이 광고 스티커를 다리에 붙인 채 생활하고 '증거 사진'SNS에 올리면 약 10만원가량의 일당을 받는다더군요.

인간 광고판 하는 사람들의 이유 대다수는 바로 높은 일당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두고 기발하고 효과적이라는 호평과 여성을 상품화하는 광고라는 혹평이 제기되며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지요?

흔히들 '88만원세대'라 하죠. 한국의 여러 세대 중 처음으로 승자독식 게임을 받아들인 세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많은데요. '물질만능주의' 세상이 그들을 길거리로 내몰아, 종국에 지금의 현상이 빚어진 게 아닌가 합니다.

점점 낯섦은 익숙함으로 변하고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고 있는데요. 심각한 사회문제를 더는 흥미 위주 가십거리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