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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방통위원장 "최근 이통사 처벌 두고 솜방망이라던데…"

취임 100일 공정성·원칙주의 강조, TV 수신료 두고 여론 왜곡 우려

나원재 기자 기자  2013.07.23 17: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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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번 주 목요일(25일) 취임 100일이 됩니다. 대통령이 100일 행사도 안하고 넘어갔는데 나 같은 사람이 뭐 있겠습니까. 방통위하고 미래부가 정부조직개편 상 분리되면서 뒤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조직 자체가 둘로 나뉘면서 업무도 불명확하고, 우리 직원들도 양적으로 갈라지고, 어수선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선 우리 조직을 정상화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 생각했고, 이제 겨우 지난주에 조직이 완료됐습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출입 기자들과의 오찬회서 취임 100일을 되짚으며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 위원장은 줄곧 공정성과 원칙주의를 중간 중간 섞으며 말을 이었다.

우선, 이 위원장은 이날 간단한 인사말을 건넨 후 방송업계 갈등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많은 미디어 종사자들과 책임자들을 차례차례 만났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갈등이 잠재돼 있었다"며 "지상파는 케이블과, 케이블은 IPTV 등 새로운 기술이 들어올 때는 다른 여러 가지 많은 갈등구조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자칫 엄청난 문제가 생길 것이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IPTV와 케이블 간 규제 내용이 다르고, 그런 것들은 우리가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로 방향은 잡았다"며 "미래부와 상의해 시행령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기술발전이 국민들에게 행복을 준다면 그게 우선이라는 원칙이다"며 "과거 기득권 가지고는 안 된다. 기술발전에 따라 국민에게 행복을 더 많이 주는, 쉽게 얘기해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보조금 문제도 꼬집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이통3사 과열경쟁에 따른 과징금과 영업정지 조치는 방통위가 출범한 이래 가장 무거운 중징계로, 단호하게 처리한다는 원칙은 미리 예고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과거에는 과징금을 물렸지만, 제대로 되지 않아 선두업체를 따끔하게 응징하겠다고 말했다"며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했는데 비교적 좋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TV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방통위 수장이 수신료 인상에 대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표현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영방송을 공영방송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수신료로 대체된 것은 논리적으로 맞고, 영국 BBC와 일본 NHK도 80% 이상을 수신료로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공정 방송을 위해선 수신료를 높여야 하고, 광고를 줄여야 한다는 게 기본 철학으로, 10년 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었다"고 일갈했다.

이는 방송이 광고주에 의지하다 보면 정당한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얘기다. 일례로 이 위원장은 "3년 전 한 기업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는데 언론이 특종이라고 가져갔으면서도 기사다 하나도 안 나왔다"며 "해당 기업이 데스크에게 기사를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자본과 광고로부터 공영방송이 독자적으로 나가기 위해서 광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새로운 방송통신정책 패러다임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이번 출장에서 이 위원장은 미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FCC와 글로벌 미디어 그룹 월트 디즈니, 타임워너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