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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 주택지형도⑧] 스마트·에코 하나라도 빠지면 '미래도시' 미달

해외선 친환경 주택건축 엄격… 저장관리·태양에너지·포장면활용 등은 기본

김병호 기자 기자  2013.07.23 1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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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0년 후쯤 우리 주거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생활공간 곳곳에 각종 IT 센서가 배치돼 생활이 보다 편리해지고, 다양한 모습의 생활가전 로봇이 가정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할 것이다. 친환경 주거 시스템이 보편화 되면서 공간이 보다 쾌적해지고, 각종 테마형 마을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예전에 없던 편의시설들이 등장하더라도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은 10년 후에도 '대표주택'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사회구조 특성상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 견해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장은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가고 있긴 하지만 주택시장 베이스 자체가 다르다"며 "두 나라 주택문화가 단독주택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면 우리는 아파트 위주, 즉 수평개발이 아닌 수직개발로 엄청난 고효율을 내왔는데, 50년 후라면 혹시 모를까 빠른 시일 내 아파트 아닌 다른 주거형태가 보편화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해서 주거개발이 정체돼 있는 건 아니다. 어찌됐건 '주(住)'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우리에겐 어떤 미래주택이 기다리고 있을까. <편집자주>

친환경 도시 패러다임을 논할 때 전원도시→생태도시→지속가능도시→유시티→스마트그린시티→유에코도시→탄소중립도시 등 순으로 테마의 발전상이 풀이된다. 도시의 변화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전원도시로 시작된 것으로 본다. 고립된 환경이라는 한계에 부딪쳐 생태도시 개념이 생겨났다.

생태도시는 기술력이 겸비된 전원도시를 일컫는다. 생태도시의 상위개념으로 '도시를 재생하자'는 뉴 어버니즘(New Urbaninsm)과 지속가능도시 개념이 도입된다. 전원도시와 생태도시를 결합한 개념으로 지금의 도시를 전원도시, 생태도시화 하자는 취지다.

이어 등장한 유비쿼터스 도시(U-city)는 첨단 IT인프라와 유비쿼터스 정보서비스를 도시공간에 융합해 생활의 편의증대와 삶의 질 향상, 체계적인 도시 관리에 의한 안전보장과 시민복지 향상, 신산업 창출 등 도시의 제반기능을 혁신시키는 정보화 도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마을 열병합발전소. ⓒ 대한전문건설협회  
독일 프라이부르크 마을 열병합발전소. ⓒ 대한전문건설협회

스마트 그린시티는 기존의 유비쿼터스 도시에 선진국의 스마트그리드 상호 운용성과 건물에너지 관리시스템(BEMS)이 결합된 개념으로 등장했다. 기존의 유비쿼터스는 에너지 절감 측면이 미흡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환경친화적인 스마트 그린시티가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녹색도시'에 첨단 IT시설이 접목된 스타일이다. 

여기에 '생태도시' 개념까지 끼어들면서  유비쿼터스 에코도시 개념도 떴다. 에코시티에 첨단 IT기술을 도시공간과 접목시킨 유비쿼터스와 도시와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개념이 융복합된 새로운 도시개발 패러다임이다.

지구온난화와 홍수, 가뭄, 해수면상승 등 기상이변과 급격한 생태계 변화가 인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면서 유비쿼터스 에코도시에 '저탄소 탄소배출 제로 도시'까지 새로운 이슈들이 부각됐다.

이렇듯 현대사회는 도시의 미래상을 끊임없이 그려내고 있다.

◆대규모 녹지 이용한 비오톱네트워크

김유민 한양대 도시개발경영 박사는 "탄소중립 녹색도시는 탄소중립도시에 미흡한 유비쿼터스 기술 및 스마트 그린시티의 개념을 보완한 신개념 도시"라고 설명했다.

종합하자면 인류가 이상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는 도시 모델은 '스마트', '유비쿼터스', '그린', '에코' 개념이 합목적으로 결합돼 있다.   

김 박사는 "선진 각국에서는 거의 공통적으로 자원절감·활용 정책을 실현하고 있지만, 이 외에 교통이나 에너지, 정부 거버넌스는 국가별 도시별로 차이가 있고, 특성에 따른 녹색도시 목표와 청사진도 제각각"이라며 "지속가능도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경제성장과 환경보전의 조화"라고 밝혔다.

즉,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동시에 환경의 질도 함께 챙겨야 함을 전제한 것이다.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귀감이 될만한 모범적인 친환경주거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탄소녹색도시로 독일의 프라이브루크와 림이 주목받은 반면, 환경공생주택으론 일본의 후카자와 단지가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 대한전문건설협회  
저탄소녹색도시로 독일의 프라이브루크와 림이 주목받은 반면, 환경공생주택으론 일본의 후카자와 단지가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 대한전문건설협회

일본의 후카자와 환경공생주택단지는 40년 된 노후주택 재개발로 만들어졌다. 또 태양열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쓰고 옥상정원 벽면녹화를 보편화했다.

생태계 재현을 위해 비오톱을 사용했는데, 특히 무장애 계획기법을 통해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동경 세타가야구에 위치한 이 단지는 총 70세대 3~5층 5개동으로 건립됐고 70% 이상 정부 지원을 받았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친환경 미래형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에선 1990년대부터 친환경 주거단지들이 앞 다투어 조성됐는데 리젤펠트 공동주택단지가 대표적이다. 프라이부르크 서쪽에 위치한 이 단지는 시 소유의 습지 형태 미개발지역을 1994년 이래 생태주거지로 조성했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으로 태양에너지주택, 녹지붕주택 등이 테마별로 세워졌고, 단지 내 생태하천과 우수관리시스템이 구축됐다. 특히 보행자와 자전거도로는 단지 전체와 외곽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어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또 이 단지는 태양에너지 확대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건물 에너지 절약기준을 강제로 의무 적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태양에너지 정보센터를 설립해 도시의 태양에너지 이용 현황을 시시각각 알 수 있게 설계한 점도 주목 받았는데, 화석에너지 대신 태양광 및 바이오매스를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도시 차원에서 주목 받은 또 하나의 놀라운 도시, 브라질 꾸리지바는 환경과 경제지속성을 균형 있게 실현한 결과 지속가능한 이상적인 미래도시상에 가장 근접한 도시로 평가받는다. 이 도시는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을 시민이 가져오면 음식물과 맞교환 할 수 있도록 쿠폰제를 실시, 자원절감·재활용 캠페인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또 이 도시는 녹색소비 실천을 유도하는 좋은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1인당 녹지면적을 확보할 수 있게 목표설정 돼 있는 점이 특이하다. 주거단지가 아닌, 인구와 면적이 큰 규모의 도시에서도 친환경적이고 탄소저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독일 뮌헨에서 동쪽으로 약 7km 떨어진 아름다운 도시 '림'도 주거단지 차원에서 주목받는다. 압축도시의 도시개발을 지향하고 생태주거단지를 조성해 궁극적으로 탄소배출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도시를 목표로 지난 90년대부터 조성되고 있다.

계획인구는 1만6000명, 대규모 녹지를 이용한 비오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단지 전체에 바람 길을 형성,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우수저장관리, 태양에너지 이용, 기존 뮌헨공항의 포장면 활용 등등 지속가능한 입지계획기법을 적용했다. 

  스웨덴 말뫼는 환경오염과 실업으로 침체돼 있는 지역을 생태적으로 지속가능 활력도시로 변모시켰다. ⓒ 경기 뉴타운 홈페이지  
스웨덴 말뫼는 환경오염과 실업으로 침체돼 있는 지역을 생태적으로 지속가능 활력도시로 변모시켰다. ⓒ 경기 뉴타운 홈페이지

스웨덴 말뫼는 세대수 1000호의 작은 주거단지다. 기존에 중공업과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되던 곳으로 산업 페어지역에서 새로운 중심지로 주거와 직장, 교육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계획됐다.

말뫼는 자연자원이용을 위해 바닷물 정화시설을 설치, 건축물의 피복도를 최소화하고 녹지공간을 조성했다. 해변가에는 데크공원을 조성해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하기도 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로 냉난방과 전력을 100% 대체, 풍력을 활용했다.  

영국의 경우에는 기존 도심과 분리되고 차별적인 그러나 기존 도심과 잘 연계된 인구 5000명~2만명 사이, 개발은 탄소제로,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모범적이어야 하는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영국 베딩톤에 위치한 베드제드 단지는 가동이 중단된 우수처리시설 부지를 활용했다. 약 100여가구의 단독 및 연립주택이 조성됐으며, 재택근무자를 위한 사무 및 커뮤니티 공간 역시 확보됐다.

이 단지는 태양광 패널, 태양광 전지로 자동차를 충전하고 닭벼슬처럼 칼라풀한 자연 통풍구가 환기와 에너지를 활용하기 안성맞춤으로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