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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 주택지형도⑥] "전기 없이도 쾌적해야 각광 받는 미래주택"

'부동산 환경혁명' 임박… 가전제품처럼 부동산도 에너지등급제 2016년 전국시행

김병호 기자 기자  2013.07.23 12: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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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0년 후쯤 우리 주거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생활공간 곳곳에 각종 IT 센서가 배치돼 생활이 보다 편리해지고, 다양한 모습의 생활가전 로봇이 가정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할 것이다. 친환경 주거 시스템이 보편화 되면서 공간이 보다 쾌적해지고, 각종 테마형 마을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예전에 없던 편의시설들이 등장하더라도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은 10년 후에도 '대표주택'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사회구조 특성상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 견해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장은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가고 있긴 하지만 주택시장 베이스 자체가 다르다"며 "두 나라 주택문화가 단독주택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면 우리는 아파트 위주, 즉 수평개발이 아닌 수직개발로 엄청난 고효율을 내왔는데, 50년 후라면 혹시 모를까 빠른 시일 내 아파트 아닌 다른 주거형태가 보편화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해서 주거개발이 정체돼 있는 건 아니다. 어찌됐건 '주(住)'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우리에겐 어떤 미래주택이 기다리고 있을까. <편집자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자연현상 등 인류 최대 관심사는 환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녹색도시, 저탄소도시, 탄소중립도시 등 다양한 도시의 개념이 확립되고 있고 세계 각국은 저마다 이를 실천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일수 없다. 부동산의 가격하락과 거래감소 등 직면한 문제들보다 친환경성을 강조한 주택, 이를 통한 주택의 가치향상 등은 꾸준한 화두 속에 있다.  

김유민 녹색도시연구소 소장은 "주택의 가치책정에 대한 방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편리성은 기본이며 자연과 공존하기 위한 친환경성과 에너지를 제로화 하는데 집중될 것"이라며 "친환경적인 좋은 소재를 바탕으로 자연과 융화되는 주택은 당연히 보존가치와 수명도 길어져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린투모로우 친환경 주택 침실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기존과 달리 야외 조망을 생각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 김병호 기자  
삼성그린투모로우 친환경 주택 침실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기존과 달리 야외 조망을 생각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 김병호 기자

우리나라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조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탄소 의무 감축을 위해 건물, 교통, 산업 등 세 분야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특히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된다고 환경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금은 아파트나 공동주택에서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오는 2025년 에너지 제로를 목표로 강제적인 규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시행했던 에너지 효율등급제의 미비점을 보완해 저탄소 녹생성장 기본법을 지난 2월 발표했다.

  삼성그린투모로우 친환경 주택에서 사용된 헬스케어 시스템. = 김병호 기자  
삼성그린투모로우 친환경 주택에서 사용된 헬스케어 시스템. = 김병호 기자

또 최근에는 에너지 효율등급 개정안을 마련, 일부에 한정됐던 규정들을 대다수 부동산에 적용했다. 시행중인 에너지 효율등급제과 에너지 효율 증명제 등이 이런 맥락에서 실현되고 있다.

500세대 이상 주거용 공동주택도 등급제 적용을 받게 된다. TV나 냉장고처럼 아파트, 건축물, 공공건물 등도 등급을 받아 구별이 되는 것이다. 오는 9월1일부터 시행되는 등급제는 종전의 5단계 등급제에서 10단계로 바뀌어 보다 까다로워진다.

아파트 인허가 신청 시 에너지 효율등급을 정하지 않으면 인허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존 건물에 대해서도 적용돼, 에너지 등급이 부동산의 가치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건축물에 에너지 효율등급을 책정하고, 이를 증명하는 부동산 에너지 소비증명제도도 올해 중 시행된다. 부동산을 매매, 임대 등을 할 경우 에너지 소비증명제에 따라 관할 시군구청에서 증명발급을 받아야 하며, 이전 아파트의 중개 물건 확인 증명서와 같이 거래 시 첨부해야 한다. 

◆등급 높은 건축물은 수명 길고 가치도 높아

등급이 높은 건축물은 에너지가 절감되고 효율이 높다. 이는 관리비, 전기료 등이 줄어들고, 당연히 건축물에 무리를 주지 않는 만큼 건축물의 수명도 연장되는 효과가 수반된다.

미래주택은 '장수명 주택'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친환경 녹색건축물 에너지효율 등이 높으면 사람이 사는데 쾌적한 효과도 있지만, 더불어 건물의 수명이 오래가는 척도로도 인정되기 때문이다.

김종성 그린코드건축사 대표는 "트랜드와 디자인의 변화에 수긍하는 것도 좋지만 100년 가는 주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친환경적이고 에너지효율이 높고 전기가 없어도 사람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완벽한 주택이 결국 미래형 주택으로 각광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외국의 경우 부동산 역시 전자제품처럼 알파벳으로 에너지등급 순위가 매겨지지만 국내는 1~10등급처럼 아라비아숫자로 등급이 주어진다.

  삼성그린투모로우 친환경 환기시스템을 적용한 페시브하우스 구조 = 김병호 기자  
삼성그린투모로우 친환경 환기시스템을 적용한 페시브하우스 구조 = 김병호 기자

앞으로는 부동산 거래 시 이 등급이 꼭 첨부돼야 하기 때문에 여태껏 친환경에 무신경했던 국내시장도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효율 소비증명제는 2013년 서울을 시작으로 2014년 수도권, 2016년에는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김종성 그린코드건축사 대표는 "실제 친환경적 소재와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이 같은 년도에 지어진 똑같은 아파트에 비해 노후진행도나 외관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

친환경적 기술이 적용된 건축물과 종전의 자연역행적인 건축물은 성능과 노후 차원에서 앞으론 현격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