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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염소마을 주민들 "배설물로 물 오염됐다" 1년간 시위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7.22 18: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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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의 한 마을 주민들이 상류 염소떼로 인해 식수가 오염되고 농작물 피해가 막심하다며 1년 가까이 끈질긴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순천시에서는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어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순천시 승주읍 월계리 석동마을 주민 130여명은 22일 순천시청 앞에서 성토집회를 갖고 "염소농장 주인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조충훈 순천시장은 각성해야 한다"며 "순천시는 목장용지 허가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소농장주 박모씨(63)가 운영하는 이 농장은 18개필지에 40만㎡(12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농장으로, 염소 500여두가 사육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박씨는 광양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지역 유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염소농장이 들어선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수년째 농작물이 훼손되고 있고, 염소 배설물로 인해 식수원이 오염되는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성토했다.

박광의(52) 주민대책위원장은 "농장 울타리를 넘어온 염소들이 밤나무 400여 주를 훼손해 지난 수년 동안 주민들이 당한 피해액이 3억여 원에 달한다"며 "순천시는 농장주 박씨 한 사람을 위한 행정이 아닌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분개했다.

  순천시 승주읍 석동마을 주민들이 22일 순천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박대성 기자  
순천시 승주읍 석동마을 주민들이 22일 순천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박대성 기자
주민들은 순천시가 불법을 방치하는 등 미숙한 행정 처리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순천시의 중재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주민들은 최근에는 전남도청을 방문해 집회를 벌이는가 하면 1인 릴레이시위를 갖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염소농장주 박씨는 타인 소유의 땅에 울타리를 불법으로 설치하고 산림을 훼손한채 700m의 자재운반로를 만든 혐의로 최근 법원에서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농장주 박씨는 "불순한 세력이 마을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보상에 미온적이다.

정용배 농업기술센터소장은 "한 달여 전부터 석동마을 주민들의 민원사항 해결을 위해 관련 부서 계장들과 3차례에 걸쳐 주민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추가경정 예산에서 울타리 철거 등 행정대집행 예산을 확보했지만 농장주인 박 씨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 전남도의 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