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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궁중에서 즐기던 보양식 '귀족족발'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7.22 15: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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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번 주까지 중부지방에는 장맛비가, 남부지방에는 폭염이 이어지는 유례없는 '반쪽 장마'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떤 지역은 찝찝한 장마로, 다른 지역은 푹푹 찌는 더위로 고생하는 가운데 벌써 삼복 중 중복이 내일로 다가왔는데요.

초복, 중복, 말복 세 절기를 아울러 삼복이라고 합니다. 이 기간이 1년 중 가장 더위가 심하다고 해서 '삼복더위'라는 말도 생겨났죠. 그래서인지 이때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보양식을 많이 찾습니다. 삼계탕부터 백숙에 장어, 전복까지 참 다양하기도 하죠. 여러분은 어떤 보양식을 즐겨 찾으실 건가요.

색다른 보양식을 찾으시는 분, 보양식을 즐겨 드시는 분들을 위해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보양식 메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하루에 4번만 삶아내는 귀족족발의 족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매력이다. ⓒ 귀족족발  
하루에 4번만 삶아내는 귀족족발의 족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매력이다. ⓒ 귀족족발
바로 '족발'입니다. '웬 족발?'이냐며 생뚱맞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족발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보양식으로 즐기던 엄연한 보양식입니다. 영양성분으로 봤을 때도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아라키돈산과 리놀산이 풍부하죠.

또, 어린이에게는 튼튼한 근육을, 여성들에게는 고운 피부를, 술을 좋아하시는 남성분들에게는 알코올 해독과 숙취예방 효과를 주는 족발. 이만하면 보양식으로 손색없을 겁니다.

족발 맛집 한 곳씩은 알고 계실 텐데요. 여기에 보태 최근 가본 '귀족족발'을 소개할까 합니다.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교대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귀족족발은 1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입구에 들어서면 널따란 홀이 눈에 들어옵니다. 홀 가장자리에는 칸막이식 테이블이, 홀 중앙에는 일반 테이블이 배치돼 있고, 일반 테이블도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아 불편함은 없습니다. 또, 단체 손님을 위한 룸도 마련돼 있답니다.

한 자리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폈습니다. 메뉴는 스페셜 족발과 족발(大·中), 냉채족발, 쟁반막국수로 단출했습니다. 보통 족발집에서는 보쌈을 함께 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귀족족발에서는 평일 점심시간에만 보쌈정식을 내놓는다고 하네요.

   교대역 인근에 위치한 '귀족족발'은 자칭타칭 '족발 참 잘하는 집'이다. ⓒ 귀족족발  
교대역 인근에 위치한 '귀족족발'은 자칭타칭 '족발 참 잘하는 집'이다. ⓒ 귀족족발
'스페셜 족발'을 맛봤습니다. 족발과 어리굴젓, 샐러드, 해물짬뽕탕으로 구성된 세트메뉴인데요. 샐러드와 해물짬뽕탕이 먼저 내어졌습니다. 족발을 기다리는 동안 이들을 먼저 맛 봤습니다.

각종 야채와 마늘 드레싱이 어우러진 샐러드는 새콤하면서도 달달했는데요. 해물짬뽕탕은 진하고 뽀얀 육수에 새우, 꽃게, 오징어 등 해산물과 야채가 어우러져 감칠맛이 났습니다. 면만 없는 나가사키짬뽕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족발이 나왔습니다. 큰 족발 뼈 위에 잘 썰린 족발들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었는데요.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족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였습니다. 얼른 젓가락을 가져가 한 점을 집었습니다.

새우젓만 조금 찍어 그대로 입에 넣었는데요. 야들야들한 맛에 금방 꿀꺽할 것 같았지만 쫄깃한 식감에 씹는 맛도 있었습니다. 족발은 자칫 잘못 삶거나 냄새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비리고 역한 냄새가 나기 쉬운데요, 이곳 족발은 그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야채와 함께 먹어도 좋은데요. 상추 위에 어리굴젓을 살짝 찍은 족발, 그 위에 마늘과 양파를 얹은 뒤 싸서 한입에 쏙 넣어 드시면 됩니다. 무말랭이와 함께 먹으면 쫄깃하고 매콤한 맛을 즐기실 수도 있고요. 계속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습니다.

   족발과 함께 먹기 좋은 '쟁반막국수'. ⓒ 귀족족발  
족발과 함께 먹기 좋은 '쟁반막국수'. ⓒ 귀족족발
족발을 다 드신 뒤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야채와 새콤달콤하게 톡 쏘는 소스와 어우러진 냉채족발을 드셔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입가심으로 시원 얼얼한 쟁반막국수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귀족족발은 오후 12시, 3시, 5시, 7시 하루에 총 4번 족발을 삶아내는데요. 워낙 인기가 많은 만큼 이 시간에 맞춰 가도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족발이 동나는 경우가 있으니 조금 이른 시간에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포장해서 집에서 즐기실 수도 있는데요. 개별 용기에 소스와 야채, 족발을 각각 담아 큰 박스형 포장가방에 깔끔하게 포장해주기 때문에 들고 가시는 동안에도 냄새가 날 염려는 안하셔도 된답니다.

더운 여름 열대야에 잠 못 들고 치킨에 맥주(치맥)를 벗 삼아 밤을 지새우는 분들 많은데요. 치킨 대신 족발로 보양과 피부미용을 동시에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