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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KB금융 연구소, 기자가 최선이었나요?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7.18 12: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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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등 재벌그룹 유관기구들도 유명하지만, 각 금융그룹 산하 경제연구소들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금융과 연관있는 경제 문제들을 보는 점에서는 상당히 날카롭게 보고서를 제시하기도 하고, 주택 영역 등에서는 오랜 세월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보고서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은행 산하였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금융지주 시스템이 대세이기 때문에 금융그룹 아래 있는 것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금융그룹 연구소들이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17일 인사에서 신임 KB경영연구소장 인선 문제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상무급인 이 자리에 입성한 이는 조경엽씨는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이랍니다. 정치부장과 금융부장을 지냈고 계열 매체인 럭스맨 편집장 등도 맡았던 바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KB에서 이번에 언론 담당 최고책임임원과 홍보부장 등에 상당히 신경을 쓴 대목 때문입니다. 이들 인사 발령과 연구소장 인선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보면 무리한 대언론 업무 강화 카드라는 키워드로 꿸 수 있습니다. 연구기관에서 전문적으로 연구를 해 온 베테랑이나 대학 강단에서 오래 후진들을 양성하던 중견 학자까지는 아니어도, 오래 은행 등에서 실물경제를 봐 온 인물이었어도 좋았을 텐데라는 후문이 나옵니다.

이번에 공적자금 회수 작업에 다시 시동을 걸게 된 우리금융그룹의 경우는 더합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와 관련해서는 관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주재성 전 금감원 부원장이 내정되면서부터인데요.

금융지주 연구소는 비영리 조직이라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법리 해석이 있었다고 하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은 건 확실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감독기관 고위 공무원 출신이 피감기관에, 그것도 매번 정부 지분 때문에(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보유하는 형식) 눈치를 많이 보는 우리금융의 계열 연구소 자리를 맡아 이동한다는 게 역시 보기 좋을 리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연구원들을 이끌고 좋은 연구물이 나오게끔 독려하는 본연의 역할보다, 자리는 연구기관에 있되 실제의 일은 연구보다 우리금융의 대정부 민원창구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모쪼록 연구에 평생을 거는 이들이 많아야 좋은 연구물, 통찰력있는 시각이 선보일 수 있을 텐데요. 근래 금융그룹의 연구기관들은 그 반대의 길로 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섭니다. 이런 생각이 그저 기우이길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