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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정중동'도모…대언론역량 강화+회장 장악력

재무통 발령 등 눈길…우리銀인수 사실상 포기 등 실속전략과도 연결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7.18 1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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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임원급 인사가 윤곽을 드러냈다. 실무 능력 중시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파격적인 조치도 눈에 띈다. 18일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사에 대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부사장 자리의 축소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에 윤웅원 KB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 신임 최고홍보담당책임자(CPRO) 부사장에 김용수 전 KAIST 초빙교수가 임명됐다. 이민호 준법감시인은 유임됐으며 이로써 부사장직은 기존 6명에서 3명으로 절반으로 축소됐다.

그간 위상이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주 사장은 이번 부사장 축소 등 기조를 볼 때 기정사실화된다는 풀이다.

회장 직계제로 변화, 뚱뚱하지 않은 지주로 그룹 계열사들에 무언의 압박

   KB금융의 임원과 부서장 인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회장의 장악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풀이다.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 = 임혜현 기자  
KB금융의 임원과 부서장 인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회장의 장악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풀이다.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 = 임혜현 기자
사장과 부사장들을 내세워 일을 진행하던 스타일에서 직계제로 변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장의 업무 장악도를 높이겠다는 풀이를 낳을 수 있다. 어윤대 전임 회장이 목표를 설정, 임원들을 독려 내지 질타했다는 후문도 있었으나 임 회장의 경우 이보다 더 완벽히 일을 꿰고 직접 통솔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진행된 셈이다.

이는 그룹 본부 즉 지주사에 많은 사람을 두지 않고 날렵하게 일선으로 힘을 몰겠다는 뜻으로도 연결된다. KB금융의 이 같은 조치는 국민은행 등 계열사들에도 강한 영업 드라이브를 걸어달라는 의지로 전달된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아낸다.

재무통에게 전략을 맡기고, 단순 교수 출신 아닌 실무형 학자

각 임원들의 면면도 관심을 모은다. 전략과 재무를 맡게될 신임 윤 부사장은 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과 서소문지점장을 거쳐 지주 재무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일명 '재무통'으로 분류되는 인재다.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모교에서 석·박사 코스까지 모두 밟았다.

홍보 업무를 담당할 김용수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약세를 보이게 된 고려대 출신이다. 법대 출신으로, 대학원부터는 전공을 바꿔 한국외대 경영학 석사(MBA) 및 성균관대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카이스트 및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초빙교수로 근무했지만 강단에만 선 인물은 아니다. 대우증권 대우증권 홀세일(wholesale) 전무이사로 근무했다는 점에서 실무형 인선이라는 평이 나온다.

상무급 홍보부장 등 홍보라인 강화 눈길

김 부사장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대외 접점 관리로 풀이할 수 있는 가운데, 언론인 출신을 이쪽에 보강한 바도 해석이 구구한 대목이다. 당장 홍보와 연결되지는 않는 보직인 신임 KB경영연구소장에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의 조경엽씨가 발령됐다. 이 연구소가 대외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여러 연구 성과물을 쏟아낸다는 점에서 언론 감각도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는 평이다. 상무급 홍보부장이 김 부사장을 보좌하게 된 점도 특이점이다. 상무급인 백문일 신임 홍보부장은 서울신문 출신이다.

이는 지난 번 ING생명보험 한국법인 인수 실패 등 지난 어 회장 집권기의 실패 사례들에 이번 지도부가 적잖이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어 전 회장과 일부 사외이사들의 미래 전략에 관한 의견 충돌이 빚은 결과이긴 하지만, 이 와중에서 언론이 갈등에 상당히 관심을 기울이고 확대 재생산하면서 문제가 악화된 바 있다. 더욱이 임 신임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와중인 최근에 우리은행 인수 여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리먼브러더스 위기를 전후해 유행한 메가뱅크 논의부터 KB는 늘 확장의 한 당사자로 거론돼 왔다. 이 같은 바람 잘 날 없는 사정에 대응할 필요가 높다는 인식이 강하게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