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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경제통'에서 로컬푸드·협동조합 서포터로… 박성태 대구시의원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7.17 12: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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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과와 섬유의 도시, 대구가 이제 신선한 로컬푸드와 협동조합의 본향으로 거듭날 시점이 멀지 않아 보인다.

대구의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대구시의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성태 의원.

박 의원은 1963년생으로 성균관대에서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을 지냈다(정치외교학 전공). 고려대 정책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던 그는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했다. '민청학련'으로 수배되는 등 유명했던 학생운동 지도자,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12~14대를 내리 금배지를 달았던 바로 그 이철 전 의원(훗날 한나라당으로 이동)이 그가 모신 정치인이다. 안동 대표 정치인인 권오을 전 의원과 일한 적도 있다.

이 같은 이력만 보면 모든 관심이 정치 그 자체에 쏠려 있을 것 같지만, 그는 동우씨엠이라는 회사에서 부사장을 역임한 경제인이다. 달성군 중소상공인협회 부회장을 맡는 등 기업실무, 또 실물경제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역정가에서 정치인으로 관심을 모으는 것도 차기 달성군수 후보감이라는 이슈 외에는 대개 경제 관련 행보 때문이다.

협동조합 조례 카운트다운, '시장과 교육청과의 협력' 등 새 이정표

그가 최근 새롭게 시선을 모으는 것은 요새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협동조합 문제와 관련, 조례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박 의원 등이 발의한 '대구시 협동조합 활성화 조례'는 16일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를 통과했고 23일경 본회의 최종 가결을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성태 대구광역시의회 의원이 셔츠 차림으로 열정적으로 자료 검토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은 늘 공부하기를 즐기고 경제 이슈와 대구 경제의 연결에 고심하는 경제통이자 공부벌레 정치인이다. 심지어 대학원도 두 곳을 다녔다(고려대 정책대학원 수료, 경북대 정책정보대학원 졸업) ⓒ 대구광역시의회  
박성태 대구광역시의회 의원이 셔츠 차림으로 열정적으로 자료 검토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은 늘 공부하기를 즐기고 경제 이슈와 대구 경제의 연결에 고심하는 경제통이자 공부벌레 정치인이다. 심지어 대학원도 두 곳을 다녔다(고려대 정책대학원 수료, 경북대 정책정보대학원 졸업) ⓒ 대구광역시의회

협동조합을 활성화함으로써 대구 경제의 균형있는 발전과 공동체 정신 회복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미 서울시 등에서 협동조합 관련 바람이 불고 있는 와중에 크게 새로울 것은 없어 보인다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일각에서 협동조합기본법의 몇몇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중앙이 아닌 지역정가에서 발빠른 제도 연구에 나선 점이 이색적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그의 조례안에는 시장의 책무, 3년 단위의 협동조합 기본계획과 협동조합 정책심의회 설치, 지원방안,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지원센터설치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대구가 협동조합 활성화에 본격적 날개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사회적협동조합(협동조합 중에서 이익의 사회 환원이나 고용 창출 등 공공적 기여를 목적으로 하는 것) 물품의 우선적 구매 등을 공공기관에 요구한 대목은 많은 사회적 경제 연구자들이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 관계자들이 요청해 온 내용 중 일부가 현실적으로 명문화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시장의 책무' 부분이 백미라는 평가다. 이 의무 부과를 통해 교육청과의 협력이 현실화되면 협동조합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를 높이는 활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경제, 이대로는 안 돼' 매서운 면모도…'늘 공부' 정치인

대구는 오래 전부터 관찰사가 통치하던 영남 정치의 중심이었고, 포항 등 일부 지역의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경북권 경제의 정신적 지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화 등에서는 다른 광역시급에 비해 월등하다고 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특히, 외국인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시설은 예산 사정으로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등 고질적 문제가 있었다.

이런 점을 간파한 박 의원은 지난해 '대구시 글로벌 도시 촉진 조례'를 추진하고 나섰다.

3D융합기술센터 입지 변경 이슈에서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했다. 또 달성 기업인들의 애로 사항 청취 기회를 마련하는 등 지역의 실물경제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박근혜정부의 키워드인 창조경제를 실현, 대구 경제에 활기를 더할 방안으로 이를 연결짓는 것도 그가 관심을 가진 과제다. '창조경제와 스마트 도시 대구: 대구시 정보화 실태와 과제' 세미나는 섬유 영역이 붕괴한 현실에서 대구가 나아갈 바를 모색한 의미있는 자리였다.

   박성태 대구광역시의회 의원이 로컬푸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 문제의 조례 마련에 독보적인 역할을 했다. ⓒ 대구광역시의회  
박성태 대구광역시의회 의원이 로컬푸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 문제의 조례 마련에 독보적인 역할을 했다. ⓒ 대구광역시의회
즉 경제통으로 이미 공인된 그는 근래 사회적 경제 영역으로 꼽히는 로컬푸드(조례 발의 후 일부 수정 통과) 등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 고장 농산품을 우리가 소비하자"는 로컬푸드 운동은 취지는 좋으나 지역경제의 협력망 구축과 신뢰 토대 확보를 모두 이루지 못하면 선뜻 시도해도 성공으로 연결짓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경제를 아는 박 의원이 조례 마련에 나선 점에서 신뢰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로컬푸드 운동 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협동조합 문제에까지 관심 범위가 넓어진 셈인데, 앞으로 박 의원이 어떤 세부 아이템들을 두드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의원은 "일반기업 경험이 사회적기업하고의 차이를 알게 된 계기가 돼 줬다"면서 "일반기업이 못하는 영역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에 해당하는 새 모델인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창조경제의 모델 국가로 조명되는 이스라엘에 방문하는 등 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 대구 등 여러 어젠다에 관해 늘 연구를 하고 있다. 국비사업 등도 알아보는 등 실질적 노력도 공부와 병행하고 있다. 박 의원은 "시장과 집행부가 바뀔 때까지, 마음에 드는 수준까지 (정책 마련과 집행이 이뤄지도록) 변화를 시켜야 하니까"라며 끊임없는 공부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