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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의 이미지메이킹] SNS 활용백서

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기자  2013.07.17 10: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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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쿨한 회장님, 트위터 덕분에 회장 선호도 껑충'이라는 기사를 접한 기억이 있다.

국내 재계 순위 10위 안에 드는 두산의 총수 박용만 회장은 얼리어답터로 알려져 있다. 박용만 회장은 얼마 전까지 SNS 활동을 활발히 했었는데, 그의 이런 활동이 두산의 딱딱한 이미지를 어느 정도 쇄신하면서 젊고 활발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그는 트위터에 신변잡기뿐 아니라 경영과 리더십에 대한 얘기도 풀어낸다. 신입사원과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누는 기업 총수, 트위터를 하는 회장님은 소탈하고 솔직한 오픈마인드라는 인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소위 쿨한 신세대 회장님이라는 이미지로 대중에게 어필한 것이다.

바야흐로 SNS시대다. 유명인의 SNS에 올라온 글이나 사진이 포털사이트의 메인 기사로 뜨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1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저명인사 한마디에 정치계도 들썩인다.

파워블로거, 파워트위터리안의 의견에 따라 여론이 형성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SNS채널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이미 대세가 됐다.

TV, 신문, 라디오, 잡지 등 전통 매체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콘텐츠의 자유로움, 소비자의 생활습관에 맞춘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 선호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특히, 팬이 확보될수록 빠른 전파력을 타고 지속적이면서 자발적인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해당 브랜드의 새 TV광고 예고편을 미리 접해보고 자신의 의견을 다른 이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해당 브랜드의 협력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SNS의 파급력은 부정적인 경우에도 곱절로 돌아오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67개국, 9000여개 이상의 점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피자 배달 전문 브랜드인 도미노 피자는 SNS마케팅을 시도했다가 대중의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트위터 팔로워 수만큼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팔로워 100명당 1000원씩 할인해준다는 내용의 이벤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이벤트는 트위터 문화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몇몇 소비자들이 이 이벤트를 악용해 서로 팔로윙하는 소위 맞팔을 이용해 할인 금액을 늘리게 됐고 이 결과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할인혜택을 받게 됐다. 이 이벤트로 인해 도미노 피자는 6000만원을 할인해주게 됐고, 본래의 이벤트 취지에서 벗어나 손실을 입고 말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트위터 세계의 질서가 엉망이 됐다. 트위터의 본래 의도를 무시했다는 이용자들의 비판이 쇄도했고 인터넷 상에서 '도미노의 난'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결국 도미노피자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사과 글을 올리며 이벤트 시작 2주 만에 SNS 이벤트를 중지하게 된다.

일기장에 글을 쓰듯 자신의 생각을 올리는 가벼운 공간이라고 여기기에는 SNS는 개인 정보 노출과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게다가 너무나 광범위하고 빠른 확산력과 영향력을 지닌 또 하나의 거대한 사회와 같기 때문에 SNS의 편리성과 장점 뿐 아닌, 부정적인 면을 면밀히 파악해서 개인 혹은 기업의 이미지 메이킹에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너무 쉽게,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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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지' 뱉어낼 수 있는 방법과 조건을 갖춘 지금이야말로 남의 이야기를 먼저 듣거나 침묵할 줄 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끄러운 SNS 시대에 잠잠한 입이 그리운 대목이다.

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 KT·아시아나항공·미래에셋·애경백화점 등 기업 이미지컨설팅 / 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 특강 / KBS '세상의 아침' 등 프로그램 강연 / 더브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