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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히는 수출門, 그래도 RGM중엔 中뿐? 애타는 직접투자유치

성장률 논란에 수출 타격 우려…상승 대책 필요 시점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7.16 17: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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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만리장성의 문이 닫히고 있다. 늘 영원할 것 같았던 중국의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중 수출의 타격이 곧 가시화되고 이로 인한 한국 경제 전반의 성장세에 주름살마저 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이하 모두 각국 현지시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8%로 낮춰 잡았다. 연구원은 2010년부터 시작된 국내 경기의 지속적인 활력 저하 현상은 올해 일단 멈췄다고 봤다. 하지만 발목을 잡은 건 수출 문제였다. 엔저에 따른 경쟁력 저하 문제, 그리고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는 점이 우리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우려했다.

같은 LG硏 보고서, 4월말 해도…

이 보고서는 중국 관련 리스크를 분석하면서 중국 성장률은 7.4%로 추정했다. 같은 연구소의 보고서(4월17일자 '2013년 국내외 경제전망')가 "중국은 올해 들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가까이 증가하고 미국, 아세안뿐만 아니라 유럽에 대한 수출도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보는 한편 "세계교역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을 고려할 때 8%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는 요새 회자되는 '리커노믹스'에 의해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가에서는 대중 관련 이슈에 대해 반등하면 팔라는 조언이 나올 정도다. 리커노믹스의 대담한 정책 기조에 금융 특히 돈의 융통 흐름이 빠른 증권가에서 민감히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커노믹스의 기본적인 틀은 그림자금융 등 현재까지 고도 성장을 하면서 안고 온 모순점들을 당장은 괴롭고 불편하더라도 도려내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성장률 자체가 잘못 집계돼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면서, 중국이 더 이상 장밋빛 시장이 아닐 수 있다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GDP 착시 우려에, 수출 악화 韓통계청 자료로 현실화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는 '몰락하는 중국'의 저자 고든 창을 인용,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식 경제 수치가 크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명 칼럼니스트인 고든 창은 "중국 정부는 이번 2·4분기 경제성장률을 전년대비 7.5%라고 발표했지만 실제치는 3~4% 수준일 것"이라면서 "전력 통계, 제조업 조사, 무역 통계, 물가 지수 등 모든 항목이 저조하다"고 주장했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 대중국 수출 관련 사정은 수치의 높고 낮음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경색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증가율은 5월(16.6%)보다 크게 둔화한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대중국 수출 둔화를 하반기 경기 하방 요인중 하나로 꼽았다.

RGM 중에선 그래도 중국이 답?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신흥시장국에서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우려 기사를 내보낸 상황이기는 하나, 그나마 급성장국가(RGM)이 답이라는 분석 역시 만만찮다.

급성장국가(RGM)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브릭스) 등 전통적인 신흥시장에 가나,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아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국가가 포함된다.
   중국의 수출시장이 경색되고 있으나, 그래도 고성장국가들 중에는 중국이 가장 양호하며 앞으로 주변국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수출 둔화를 메울 메리트를 어떻게 높일지 주목된다. ⓒ 프라임경제  
중국의 수출시장이 경색되고 있으나, 그래도 고성장국가들 중에는 중국이 가장 양호하며 앞으로 주변국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수출 둔화를 메울 메리트를 어떻게 높일지 주목된다. ⓒ 프라임경제

글로벌경제 분석전문업체 언스트앤영은 2014년까지 RGM의 경기 회복세가 반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를 최근 밝혔다.

하지만 언스트앤영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여전히 빠르다고 언급했다. 또 일부 RGM의 정국불안이 문제라고 지적(터키와 브라의 반정부 시위가 심화하고 있는 등)하면서도, 대표적 고속성장국가인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7.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물론 이는 지난 4월 전망치인 8.2%를 크게 밑도는 것이나 정치적으로 공산당의 장악력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셈이기도 하다).

이어서 언스트앤영은 중국 경제의 수출과 투자 중심 패턴 변화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가질 것으로 봤다. 언스트앤영은 중국이 내수로 균형을 잡으면서 아시아 전반에 수요를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규 사업 확장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언스트앤영은 강조했다.

내수 균형 후 수요 늘려? FDI를 노려라?

하지만 우리가 이런 미래의 가능성을 바라보면서 몸만들기를 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액(FDI)는 신고액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8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치인 33억6000만달러에 비하면 31.3%나 증가한 것이나, 중국으로부터의 FDI는 16.2% 감소한 1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중국 관련 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하는 등 경향은 심화되나, 장기적으로 한국에 묻는 성격의 돈인 직접적 투자의 비용은 늘지 않으며 오히려 감소 경향을 추종하는 셈이다.

비단 중국만 바라보지 않더라도, 손자회사의 외투기업과의 합작을 허용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외국인투자 대기수요가 실현되지 못한 사례도 있었던 점을 상기하면 현행 제도와 풍토를 고치는 일은 대중국 수출이라는 문 하나가 닫혀가고 있는 와중에, 비상구를 만드는 절박한 과제라는 점에서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