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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스카이프 꽃뱀' 주의보 발령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7.15 17: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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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평범한 직장인 A씨는 최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우연히 한 여성을 알게 됐다. 며칠간 화상통화로 서로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캠, 이른바 음란 화상통화를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상대 여성은 별안간 A씨 가족들의 연락처를 언급하며 몸캠 영상을 가족들과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자신의 영상이 유포되는 걸 원치 않았던 A씨는 결국 급하게 돈을 마련해 두 차례에 걸쳐 총 100만원을 송금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피싱'범죄 수법입니다. 일명 '몸캠피싱'이라고 하는데요. 음란 화상채팅을 하자고 유도하고 이를 녹화한 뒤 녹화한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해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입니다.

여기까지는 기존 범죄와 별 차이가 없는데요. 문제는 피해자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어 모든 연락처를 빼내고 이를 통해 주변 지인들에게 음란 동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한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에 올린다는 협박에서 나아가 내 친구, 가족들에게 직접 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을 하니 대다수의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꼼짝없이 돈을 입금하게 되는 것이죠.

몸캠피싱 수법을 살펴볼까요. 먼저 피의자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 채팅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몸캠(알몸대화)'을 하자고 유도합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주로 무료 화상채팅이 가능한 '스카이프' 채팅을 권유한다고 합니다.

피해자를 물색한 피의자는 화상채팅을 통해 얼굴을 확인한 뒤, 자신의 벗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도 너의 벗은 몸을 보고 싶다"며 노골적으로 유혹, 몸캠을 제안한 뒤 이를 녹화하지요.

몸캠 도중 피의자는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접속이 좋지 않다" 등의 이유를 대며 다른 채팅 앱을 통해 대화할 것을 종용하고, 악성코드를 다운받을 수 있는 특정 채팅앱 설치파일을 보내줍니다. 보통 '시크릿 톡', '핫 톡' 등이 있다고 하니 주의하세요.

피해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피의자로부터 받은 파일을 설치하게 되는데 채팅 앱 같지만 실제로는 악성코드를 설치, 실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설치한 채팅 앱은 실행되지 않겠죠. 반대로 피해자의 스마트폰에서 전화번호 목록 등의 개인정보는 상대방에게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때부터 피의자의 협박이 시작됩니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주변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 돈을 보내지 않으면 주변사람들에게 알몸 사진을 보내겠다"고 협박한 뒤 동영상을 캡처한 알몸사진과 함께 입금 계좌를 피해자에게 전송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실제 주변사람들에게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피의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이런 수법으로 받아 챙긴 돈은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특히, "익명 채팅을 통해 만난 사람들은 추적이 어렵다"면서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 없은 체념하고 돈을 내 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몸캠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스마트폰용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악성코드 설치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환경설정을 통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의 설치를 차단해 스마트폰의 보안 설정을 강화해야하고, 특히 출처 불명의 apk파일(안드로이드 운영체제용 응용 프로그램 설치 파일)을 다운받아 설치하지 말아야겠죠.

하지만, 만약 피해를 당했다면, 협박성 대화가 오간 채팅 화면을 캡처하고 송금내역 등 증거자료를 준비한 후,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세요. 이후 스마트폰을 초기화 하고 스마트폰과 연동됐던 계정에서 탈퇴한 뒤 재가입하면 추가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예방과 피해 대책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음란 화상채팅'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