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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치 투자성에서 '○○○'으로 바뀌었다

다베이·복층·중정·포켓·한옥·임대 등 평면변화 현재진행 중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7.15 16: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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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집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예전엔 재산을 불리는 하나의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실 거주 목적이 강하다. 이러한 세대 흐름에 건설사들도 덩달아 바빠진 모양새다. 과거엔 목만 좋으면 웃돈까지 얹어 팔렸지만 이제는 웬만한 물건을 내놔선 소비자들이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깐깐해진 소비자 입맛을 맞추기 위한 건설사들의 독한 생존법에 대해 알아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8년간 거래된 아파트는 전국 415만여건으로, 그 중 수도권이 약 164만건, 지방이 약 251만건 거래됐다.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경우 2006년 정점을 찍은 이래 2009년과 2011년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급감했으며, 지방은 2010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통된 점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2012년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본격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같은 시기 거래량이 줄었다는 것은 주 수요층이 일단 구매하고 보는 투자자에서 거주를 목적으로 한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거래 주체가 실수요자로 옮겨가면서 투자용 단기 매매거래 보다 실 거주에 따른 거래주기 연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공급 트렌드 변화는 곧 전략

주택거래 용도가 투자에서 실거주로 바뀌면서 건설사 공급 트렌드도 점차 달라졌다. 잘 활용하지 않는 자투리공간도 그냥 버리는 법이 없다. 이른바 신평면 서비스가 건설사 공급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셈이다.

최근 등장한 신평면으로는 '다베이(多-bay)형이 대표적이다. 베이(bay)란 건축용어 중 하나로 기둥과 기둥 사이 한 구획을 뜻하지만 아파트서 말하는 베이는 전면 발코니에 접하고 있는 방이나 거실 개수를 말한다. 즉, 베이가 많을수록 채광이나 환풍이 잘되는 셈이다.

다만, 베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상하는 짧아지고 좌우가 길어져 방 크기가 줄어들거나 이동 동선이 협소해 질 수 있다.

복층·중정형 평면도 새로 나왔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1~2층은 프라이버시나 보안 등으로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왔다. 실제 건설사 공급물량 중 가장 늦게 분양되는 곳이 바로 저층이다. 따라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했다.

  집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건설사들도 깐깐해진 소비자 입맛을 맞추기 위해 저마다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집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건설사들도 깐깐해진 소비자 입맛을 맞추기 위해 저마다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하지만, 최근 저층 구조를 활용한 복층형 및 중정형 평면이 공급되면서 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복층형이란 1~2층을 하나의 가구로 묶어 공급하는 것을 말하며, 중정형은 단독주택에서나 볼 수 있는 전용정원 등을 낀 평면을 뜻한다.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위한 '포켓형' 평면도 나왔다.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를 아파트 안쪽으로 배치해 미니바나 서재와 같은 개인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특히 젊은 세대에게 공감을 사고 있다.
 
이와 유사한 유형으로는 한옥형 평면이 있다. 포켓형 발코니와는 달리 한옥 안마당 및 사랑방 형태를 도입, 전통적 디자인을 반영한 평면으로 연령대가 높은 계층서 선호하는 추세다.

수평공간이 아닌 수직공간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바로 서재형 평면이다. 거실 한쪽 면에 붙박이 책장을 설치해 서재로 활용하는 것으로, 수납공간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바닥면적을 활용하지 않는 만큼 방의 크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은퇴자 고려한 '부분임대형 평면' 인기

은퇴계층을 위한 부분임대형 평면도 큰 인기다. 1가구 주택이긴 하지만 다가구 평면형태를 띄고 있는데다 출입구까지 따로 있어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다. 거주와 함께 고정적 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계층에 큰 이슈로 작용하는 중이다. 다만 아직 대중화되어 있지 않으며, 수요층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칫 거래회전율이 낮아져 거래침체를 불어올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 선임연구원은 "주택소비는 결국 수요자 몫"이라며 "수요자가 존재하는 한 주택소비는 끊임없이 이뤄질 것이고,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주택은 자연스레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즉, 과거 주택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투자성'이었다면 앞으로는 '주거성'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이미 현재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