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3.07.15 15:35:34
[프라임경제] 르노삼성자동차는 110년 전통의 르노(프랑스)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닛산(일본), 그리고 삼성자동차(한국)가 한 곳에서 뭉쳐 만들어진 다국적 기업이다. 단순히 기업 태생적 측면에서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이고 상이한 세 나라의 경영 마인드와 기업문화가 융합돼 또 하나의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해 낸 것이다.
국가간 무역장벽의 해체가 가속화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경제의 변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장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판매 대상 지역에 대한 시야를 확대하고 있는 각 브랜드들은 각국 인식과 문화에 적합한 맞춤형 경영을 진행해야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지역 맞춤형 경영이 대표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가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다. 각기 다른 3개국, 3개 브랜드 문화가 결합해 창출한 또 하나의 문화가 이젠 지속 가능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톡톡 튀는 3색 기업문화 창출
상하좌우 대칭적 구조로 이뤄진 르노삼성 엠블럼은 태풍의 눈(회오리 바람)을 표현했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소우주 속에서 고객과 자동차의 만남이 일체화돼 고객 위주의 신자동차 문화를 펼쳐나가는 약동감을 표출했다.
현재의 르노삼성을 만들어준 SM5시리즈는 일본의 기술력을 한국의 인재들이 현지 상황에 맞춰 개발한 모델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높은 품질을 인정받으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은 닛산 맥시마 토대로 계발된 1세대 SM5. ⓒ르노삼성자동차 |
사실 르노삼성의 전신은 1995년 삼성그룹이 세운 삼성자동차다. 출범 당시 자동차 분야에 대한 인적, 기술적 인프라가 부족했던 삼성은 닛산과의 제휴를 통해 닛산 맥시마 모델을 기본 토대로 하는 SM5(1998년)를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부품마저 닛산 제품을 사용한 SM5는 국내 브랜드보다 상위 수준으로 취급된 일본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999년 12월 삼성차는 해외 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그룹과 결별을 선언했고, 이후 르노(프랑스)그룹이 6200억원에 인수(2000년 4월)하면서 사명이 르노삼성(자동)차로 변경됐다. 르노는 이에 앞서 무리한 해외 확장 투자로 어려움을 겪던 닛산을 인수(1999년)하면서 노동력과 더불어 한일시장의 영업 인프라 등 진출 기반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글로벌 3개 브랜드가 혼합된 르노삼성은 단순 혼합이 아닌 △한국의 우수한 인적 자원 △프랑스 르노의 경영 마인드 △일본 닛산의 기술 등 기업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새 기업문화를 창출했다.
산업에 대한 높은 소비자 관심이나 우수한 노동력, 지역 정서 등 국내 산업 상황이 기본적으로 받쳐주면서 양적인 팽창과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한국 경영 방식을 완벽한 계획과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프랑스 기업 정서가 대신 자리 잡은 것이다.
여기에 최적의 효율성과 철저한 책임 분배를 통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조직 혁신과 빠른 의사 결정을 가져왔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선진 기술력을 교류하고, 각각의 기업문화 중에 합리적인 제도들을 취한 데 따른 결과다.
◆'사람' 중시 문화…재도약 시도
이처럼 르노삼성은 한·일·불 3개국 인력과 문화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만큼, 차이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과 진취적인 자세를 가진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기업 경쟁력이나 비즈니스 창출을 만들어내는 힘은 전략도, 자본도 그 무엇도 아닌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이 프랑스 선진교육 프로그램을 한국 교육 실정에 맞게 개발한 '안전한 길, 안전한 어린이' 프로그램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보다 많은 초등학교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
그렇기 때문에 르노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써의 도약을 함께할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 인재들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진행되는 핵심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르노 프랑스 본사에서 직접 경영전략과 기술력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언제든지 열려 있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고, 인력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본사의 선진 경영 시스템 및 우수한 기술력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는 장점이 있다.
르노삼성에게는 올해 남은 6개월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계속되는 내수경기 침체로 인한 부정적인 전망과 공격적인 경쟁사 마케팅 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시장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7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의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Rogue) 후속모델을 생산과 17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투자는 안정적인 공장 운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며, 회사 경영안정화는 물론 차세대 신모델들의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의 하나로, 차세대 SM5 모델과 QM5 모델의 개발을 르노그룹 내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이미 해당 모델들에 대한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의 진행은 르노삼성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며, 또 우수한 인재 육성에 힘 쏟은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르노삼성의 앞날을 예측해 볼 때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이러한 현재 상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르노삼성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에 잘 적응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고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향후 펼쳐질 도전적인 프로젝트들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회사 구성원 모두 자기계발을 포함한 전문역량을 키워 더욱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얼라이언스 내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자동차 회사로써의 역량을 더 키워 나가기 위해 우수한 인재육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