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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가벼운 운동 전이라도 준비운동 안했다간 '골병'

기계 작동 잘 하려면 예열 과정 거쳐야 하는 것처럼 스트레칭도 이런 차원에서…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기자  2013.07.15 1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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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얼마 전 골프 라운딩을 하는데 한 캐디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아니라 이젠 여름, 겨울 두 계절로 바뀐 것 같아요. 조금 더운 여름, 매우 더운 여름, 조금 추운 겨울, 매우 추운 겨울, 이렇게요."

올해 더위는 이르게 다가왔다. 캐디의 말마따나 봄이 오는가 싶더니 이내 푹푹 찌는 여름이 됐다. 이상기온을 걱정할 때마다 "날씨가 갈수록 이상하게 변해 가는데 이럴수록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해서 체력을 잘 챙겨야 한다"는 얘기도 덩달아 나온다. 

지당한 말씀이다. 한여름을 나기엔 각종 보양식도 좋지만, 사실 운동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한강공원을 볼 때마다, 달리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몸매 관리, 다이어트, 건강 챙기기 등 저마다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운동을 생활 일부로 삼기 위해 안간힘들을 쓰는 것 같다.

운동은 생활계획을 세울 때 꼭 들어가는 필수메뉴가 됐다. 주기적인 운동을 잘 하느냐의 여부는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의 척도로 인식될 정도로 운동이 차지하는 중요도는 높다.

운동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때 꼭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 있다. 빨리 효과를 보겠다고 운동을 독하게 했다간 운동을 아니 한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운동을 무슨 전쟁 치르듯이 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큰 일 날 일이다. 무작정 굶거나 영양불균형 다이어트를 할 경우, 또 갑작스럽게 운동의 강도를 높이는 식으로 운동을 하면 신체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흔히 하는 말로, 골병든다.
 
운동을 할 때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어 자신에 맞는 맞춤형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전문가 도움 없이 운동을 할 경우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만이라도 잘 해두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본운동에 앞서 하는 준비운동은 부상을 방지하고 운동 효과를 극대화 하도록 돕는 필수 단계다. 대개 준비운동이라고 하면 스트레칭을 먼저 떠올리는데, 이는 몸을 쭉 펴거나 굽히는 것으로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또 긴장하도록 해 몸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이다.

스트레칭은 대표적인 준비운동이지만 이를 과도하게 했다간 오히려 근육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스트레칭을 하다가 인대가 늘어나버린다던가 발목을 접지르거나 연골 손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본운동처럼 강하게 하는 바람에 생기는 부작용들이다.

"걷기만 했을 뿐인데 운동한 지 열흘도 안 돼 무릎이 상했다"는 60대 초반 여성분의 고충을 들은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은 운동복차림으로 집을 나서자마자 팔을 앞뒤로 휙휙 저으며 마치 경보선수가 걷는 것처럼 걷기를 했던 것이다. 60대에겐 어떤 운동보다 걷기가 좋다는 주변 조언에 아침저녁으로 걷기에 매달렸지만, 이 여성은 무릎 이상으로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기계가 작동을 잘 하려면 예열(Warm-up)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스트레칭도 이런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운동하기 전 몸을 따뜻하게 하는 정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하자. 집주변을 걷는 가벼운 운동이라 하더라도 운동은 운동이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꼭 해야 한다. 

운동은 목적과 기대 결과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있어야 하고, 개인의 건강을 위한 본질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따라 하다 보니, '작심삼일'이 되기도 하고, 또 위에서 언급했듯이 부작용으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비교적 덜 과격한 운동이라 할 수 있는 골프 중에도 갈비뼈가 부러지고 연골이 파열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준비운동을 하지 않은 채 헐레벌떡 스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골프장에 모이다 보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약속시간에 맞춰 급하게 등장하는 이들이 늘 있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10분은커녕 단 1분의 준비운동도 하지 않은 채 티샷을 날리는데,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로 공을 치니 제대로 맞을리 만무하다. 슬라이스가 나고 '뒷땅 치기'로 팔목과 팔꿈치에 심대한 충격을 받는다. 

"오늘 공이 왜 이리 안 맞지?" "요즘 무리했더니만 몸이 영 안 풀리는 거 같네" 흔히 나오는 멘트다. 맞다. 정확한 표현이다. 몸이 안 풀린 상태로 스윙을 하면 공이 잘 맞질 않을 뿐 아니라 몸을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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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 운동복, 운동화, 등산복, 모자 등 운동장비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 정작 몸을 생각하는 데엔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활동이다. 준비운동 습관만 잘 잡아둔다면 운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문화레저스포츠마케터 / 저서 <붉은악마 그 60년의 역사> <프로배구 마케팅> 외 / 서강대·경기대·서울과학기술대 등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