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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사람 살리는 공중전화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7.12 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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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여자골프의 1세대' '불모지였던 여자골프계의 전설' 구옥희씨가 57세의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원인은 심장마비였습니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낸 고씨는 최근 조카의 일본 진출을 돕기 위해 일본에서 머물다가 시즈오카현의 한 골프장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비보를 전하게 됐습니다.

어릴 적 부모를 잃은 고씨는 20살 무렵 고양의 한 골프장에서 생업을 위해 캐디를 시작했고, 동료로부터 권유를 받아 프로로 입문하게 됐다고 하네요. 프로 이듬해인 197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80년 5승, 1981년 4승을 거뒀습니다. 전설 같은 그의 삶과 죽음이 겹쳐 더욱 안타깝기만 합니다.

  '공중전환의 변신' 현금자동인출기와 자동심장충격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350개 정도 설치돼 있으며 추후, 설치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 이정하 기자  
'공중전환의 변신' 현금자동인출기와 자동심장충격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350개 정도 설치돼 있으며 추후, 설치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 이정하 기자
그의 목숨을 앗아간 심장마비. 통계청인 지난달 20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원인 3위는 심장마비였으며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제조사팀에 따르면 2010년에 한 해에만 1290만명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심장마비는 평소 건강한 사람도 갑자기 사망케 하는 무서운 병이라는 점에서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데요. 더구나 심장발작 때 4분 이내에 조치가 이뤄져야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응급조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12일 퇴근길에 자동심장충격기를 길에서 발견하게 됐는데요. 심장마비 관련 뉴스가 생각나면서 절로 눈길이 가더군요. 부스 안으로 들어가 이곳저곳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설치된 심장충격기 유리 벽면에는 사용방법까지 친절히 그림으로 그러져 있더군요.

본디 이 자리는 사용자가 없어 방치되고 있는 공중전화 부츠가 있었는데요. KT의 자회사인 KT링커스와 기업은행이 함께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중전화 대신 자동심장충격기(AED)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갖춘 신개념 부스를 설치한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KT에서 냈다고 합니다. 휴대전화 보급이 보편화하면서 더 이상 사람들이 공중전화를 이용하지 않게 됐고, 철거만이 대안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외국사례를 찾아본 것이죠. 앞서 우리와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영국에서 '공중전화'+'현금자동인출기' 부스를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KT의 아이디어에 지점수 부족으로 고민이 깊던 기업은행이 화답했고 KT는 공중전화 문제해결을, 기업은행은 지점수를 늘리는 '윈-윈'하게 된 것이죠.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2011년부터 시작된 신사업으로 타 은행 대비 지점수가 적다는 점을 보완하기 시작한 사업으로 KT와 양해각서(MOU)를 통해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