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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먹구구 '내일배움카드·취업성공패키지 상담'

김경태 기자 기자  2013.07.12 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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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안녕하세요. 구직자인데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죠?" - 취업준비생

"아, 그러세요? 그러면 먼저 신청서를 작성하시고 자격심사 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내일배움카드는 자기부담이 어느 정도 있는데 내일배움카드를 받으시고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시는 게 어떤가요? 그러면 자부담 없이 100%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센터상담사

최근 직장을 그만둔 A양(32)은 퇴직 후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기 위해 동부고용노동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찾았다. A양은 초기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해 새로운 분야를 배워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센터에서 취업성공패키지를 함께 등록하면 무료라는 말을 듣고 여기 응했다.

하지만 자격심사에만 한 달이 걸리고 상담사 부족으로 1주일에 1회 4번 상담 그리고 교육을 4일간 받은 후 학원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상담을 2회 받은 A양은 허비한 시간이 아까워 프로그램을 끊지 못했다.

A씨에게 부담을 안긴 '내일배움카드'는 직업훈련을 원하는 구직자·실업자에게 정부가 해당 카드를 발급, 200만원 한도 내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에 대해 개인별 취업활동계획에 따라 '진단·경로설정→의욕·능력증진→집중 취업알선'에 이르는 통합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취업한 경우 '취업성공수당'을 지급, 노동시장 진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 취업지원체계다.

이 두 제도는 모두 실업률을 줄이고 구직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제도지만 정작 자격심사부터 상담, 교육기간까지의 시간이 문제다. 사실 직장을 다니다 퇴사를 한 경우 퇴직금으로 어느 정도 기간은 견딜 수 있지만, 오랜 시간 교육만 받는 것은 금전적 부분에서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또 사실 취업성공패키지를 모두 수료했더라도, 지금처럼 불경기에 바로 취업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상담시간이라도 줄여 바로 교육을 받길 원하고 있지만 상담사 부족으로 이 또한 쉽지 않다.

A양은 "사실 상담 내용도 특별한 것이 없었다"며 "차라리 이렇게 상담을 하려면 시간 때우기식 상담보다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루 만에 상담을 끝내는 것이 더 실용적일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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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상담사가 부족해 하루에 여러 명을 상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라면 가이드북을 활용해도 충분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최근 국정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을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시간 때우기 식' 상담·교육보다는 구직자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