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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경제학⑩] [특별기고] 엄마만이 베풀 수 있는 선물

유방암·난소암 감소, 산모에 도움…면역성분 외 아이 두뇌개발에도

이은희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기자  2013.07.10 1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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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가은(은혜를 더하다)' '축복' '세나(세 번째는 낳자)' '금이 옥이' '대박' 등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 될 뱃속의 아이를 위한 태명이다.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10달 동안의 오랜 기다림 후에 찾아오는 소중한 존재와의 만남을 의미한다. 또한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의 집합이며, 눈물겨운 사랑의 결정체다. 이렇게 소중한 아이와의 만남 후 첫 번째 겪게 되는 것이 모유수유다. 먹기 쉬운 젖병을 찾는 아이와 모유라는 좋은 것을 아이에게 먹여주고 싶은 어머니의 첫 번째 갈등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아이와 산모에게 막연히 좋을 것이라는 모유수유의 장점은 무엇일까. 여기서는 의학적 관점에서 모유수유의 장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모유수유는 산모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게 해준다.

출생한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분만 이후, 산모의 몸 안에는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 젖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이때 아이가 젖을 빠는 자극이 가해지면 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히 이뤄져 젖 분비 생성에도 도움이 되며 체중 감소, 임신 전 산모의 몸 상태로 회복하는 데도 좋다.

모유수유는 분만 직후 장기간 산모의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 모유수유를 한 산모에게는 이후 유방암과 난소암이 감소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둘째, 모유는 아이에게 필요한 최적의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갓 출생한 아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영양을 산모로부터 공급받는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고, 포유류에게는 산모 몸에서 젖이라는 좋은 영양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분유는 모유대체품으로 특별한 상황이나, 산모나 아이의 질병 상황 등으로 모유수유를 할 수 없을 때 모유를 대신하는 제품을 뜻한다.

따라서 분유의 이상향은 모유이다. 모유를 수유할 수 없는 특수 질환의 아이에게 수유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분유를 제외하고 일반 분유에 새로운 좋은 성분을 첨가해 발전을 보였다고 해도 분유는 모유를 따라가고자 하는 과정일 뿐이다.

다른 영양소를 강화시킨 분유라도 흉내 낼 수 없는 성분이 모유에 있는데, 바로 면역 성분이다. 여러 가지 면역 글로불린과 항체, 락토페린, 대식세포 등 많은 면역 기능의 성분이 모유에 함유돼 있어, 아이를 감염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고 아토피나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감소시킨다. 또한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성인병 예방에도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

셋째, 면역 성분만큼 모유의 장점은 아이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유수유 아이가 분유수유 아이보다 지능지수(IQ)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지능지수(IQ) 외에도 인지능력이나 시력발달도 모유수유 아기에서 더 뛰어났으며 모유가 전반적인 신경 발달에 좋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신생아기, 영아 초기는 뇌를 비롯한 신경 발달이 왕성한 시기로 이 시기에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아기의 두뇌 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은 학령기 이후 인지발달에도 차이가 있다. 모유 안에는 아이의 두뇌발달에 꼭 필요한 DHA와 아라키돈산 등의 물질이 필요한 만큼 적절한 비율로 들어있어 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모유 내 성분들이 아기의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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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유수유 기간이 길면 길수록 아이의 정서안정과 두뇌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이유기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가능한 오랜 시간동안 모유수유를 지속하길 바란다. 의학적으로는 최소 6개월에서 2년 동안 모유수유하길 권장한다.

최근 들어 모유 수유의 장점들이 잘 알려졌고, 많은 산모들의 노력으로 최근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어미 모(母) 젖 유(乳)' 사람에게서 나오는 젖을 인유(人乳)가 아닌 '모유(母乳)'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한 영양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어머니의 역할이 내포돼 있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많은 산모들이 모유 수유를 통해 지혜로운 어머니의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