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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경제학⑧] [르포] 모유수유 페스티벌… 직접 체험해보니

산모 젖분비 호르몬, 배란억제 자연피임 효과

전지현 기자 기자  2013.07.10 11: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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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두로 아기의 아랫입술을 터치하세요. 이때 아기 볼이나 윗입술을 자극하면 방향이 잘못되기 때문에 젖물리기에 실패할 수 있어요. 아기에게 '아~ 하자' 하고 이야기하고 아기가 입을 벌리면 재빨리 유륜까지 깊이 물게 하세요. 가능한 입을 크게 벌려 유두전체를 물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이때 엄마가 몸을 숙이기 보다는 아기를 엄마의 몸 쪽으로 끌어당기고 가끔씩 유방을 눌러 자극을 주며 충분히 수유하세요."

생각보다 아기가 무거웠다. 왼 팔꿈치와 옆구리 사이에 모형아기 다리를 끼우고 왼손과 팔꿈치가 일직선을 유지하도록 아기의 머리를 감싸 쥐고 보니 아기 눈이 정면에서 또렷이 보인다. 아기와 배가 맞닿았다. 아기 귀, 어깨, 엉덩이까지도 팔 안에 쏙 들어왔다.

아기가 엄마를 바라보게 하는 자세가 저절로 만들어진다. 이때 엄마 자세가 편안해야 아기가 편안함을 느끼며 모유를 빤다 한다. 아기가 모유를 빨기 시작하면 수유하고자하는 유방을 C자 형태로 감싸 잡고 아기가 빨기 좋도록 형태를 만든다.

   지난달  
지난달 22일 서울시 간호사회는 '모유수유 페스티벌'을 통해 모유수유체험, 남편의 임신 체험 등은 진행했다. = 전지현 기자
지난 6월22일 서울시청 시민청에는 서울시 간호사회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모유수유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20여명의 서울시간호사회 소속 분야별 전문 간호사들은 각 부스에서 모유수유에 관심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모유수유체험, 신생아 목욕시키기 체험, 가정에서의 응급처치, 남편의 임신 체험 등을 진행하는 가운데 모유수유를 직접 체험해봤다.

"모유수유 중 아기가 '켁켁' 댈 수 있어요. 또 아기의 입이 파랗게 질리거나 쭉 빨아들이다가 잠시 멈추는 듯하다면 엄마의 모유 분비량이 많다는 증거죠. 그럴 땐 아기의 자세를 바꿔주세요. 아기를 'ㄱ'자로 세워 목에 모유가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자세를 바꿔봤다. 아기를 세우고 반대편에 놓으니 팔이 저린다. 수유 후에는 '아기 트림'을 또 유도하란다. 한쪽 어깨 위에 아기 머리와 양 어깨가 맞닿도록 얹었다. 반대편 팔로 등을 토닥이며 살살 쓸었다. 아기 등이 한손에 들어온다. 모유수유만도 5분에서 10여분. 트림유도까지 이 모든 과정을 합하면 족히 30분이 걸린단다.

담당 간호사는 "대부분 엄마들이 모유수유로 인한 고통을 참거나 쉽게 포기하는데, 완전모유수유(이하 완유)를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제공자는 친정 엄마"라며 "모유수유 첫 2주가 가장 중요한데,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일어나 젖을 물려야 하는 딸의 모유 과정을 보며 마음 아파 그만 둘 것을 종용하곤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이때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남편이 곁에서 정서적으로 안정시키고 육아를 교류함으로써 아내의 힘든 모유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완유를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모유수유를 계획한 산모라면 출생 후 30분에서 1시간 내에 되도록 빨리 모유를 먹여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모유가 더 잘 나온다. 산후 유방 마사지를 잘못하면 젖뭉침이 발생할 수 있는데 모유수유를 통해 아기가 젖을 빨면 자연스레 뭉침이 풀린다.

최소 4월에서 6개월까지 전적으로 모유를 먹이는 것을 완전모유수유라고 한다. 출산 후 6개월동안 모유의 좋은 점이 아기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산부인과 의사들은 최소 6개월의 완전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이때 아기가 원하는 대로 모유를 주면서 모유 외에 물이나 인공음식을 주지 않는 것이 완유를 성공으로 이끈다. 젖의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젖을 충분히 물리도록 한다. 인공 젖꼭지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3개월의 육아휴직 후 직장에 복귀해야하는 워킹맘에겐 완유란 먼 이야기로 들리지 않을까.

서울시 간호사회 관계자는 "직장인의 경우 출근 전 한번 수유하고 2번 정도 유축기로 젖을 짜 냉동하면 끝"이라며 "모유는 고열량 고영양이기 때문에 해동이 되는 순간부터 병균이 증식해 냉동상태만 잘 유지하면 되는데, 최근 브랜드숍 상품이 잘 나와 어렵지 않다. 수유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그 공간이 없어 완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산모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따라서 모유수유에 성공하려면 출산 전부터 모유수유를 준비해야 한다. 모유수유가 어려운 환경인지 파악해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모유수유를 도울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 관계자는 "아기에게 충분히 젖을 먹이면 아기 비만 확률이 적어지고 모든 감염으로부터 아기를 보호, 호흡기 질병과 장염에 잘 걸리지 않는다. 배아픔, 설사, 장출혈, 아토피성 피부염 등도 줄어든다"며 "또 산모에게는 젖분비 호르몬이 분비돼 배란이 억제되므로 자연 피임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칼로리 활용이 높아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