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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경제학④] 월소득 500만원 가정 육아비 포트폴리오

"수입 적든 많든 체계 못 갖춘 자산관리는 결국 가계구멍" 전문가 한목소리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7.10 11: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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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개월 아이를 둔 엄마 조성희(가명·34)입니다. 아이를 갖게 되면서 육아휴직 대신 퇴사를 결정, 살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아이 아빠는 외국계 자동차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또래에 비해 연봉이 적은 편은 아닙니다.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500~600만원 정도로, 남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을 거라고 부러워하지만 씀씀이가 많아 걱정입니다.

조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을 우리 주변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또래에 비해 적지 않은 수입을 벌고 있지만, 육아비가 부담스러운 것은 매한가지. 여유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육아비 부담은 우리 사회의 큰 골칫거리다.

은행·증권·보험을 포함 일선 지점에서 고객 자산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가 5인에게 조씨 가정 가계부를 보여줬다. 조씨가 스스로 밝혔듯 그들은 적지 않은 소득임에도 불구,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점에 주목하며 육아비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절반 정도는 줄어야 가정 경제의 막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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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전문가들은 조씨에게 변액연금보험에서 연금저축계좌로 갈아탈 것으로 권했다. 세법개정에 따라 새롭게 도입된 연금상품인 연금저축계좌가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고착화된 적금상품으로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적립식펀드나 회사채 투자를 제안했으며 가정 수입원이 배우자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추가 보험 가입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초기 육아비에 많은 지출을 쏟게 돼 은퇴준비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은퇴자금은 10년 이상 지속해야 실속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했다. 추후 맞벌이에 나서는 것도 자기개발이나 가정경제를 위해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육아비 60만원 줄이고 적금 늘여야" 국민은행 일산PB센터 장진 PB팀장

적금은 절세상품(비과세 혹은 소득공제용)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비과세 저축보험(30만원), 소득공제용 연금저축(30만원), 국내주식 적립식 펀드(40만원), 멀티에셋 인컴펀드(30만원), 적금(20만원) 등으로 기간도 1·3·10년 단위로 만기를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노후변액보험은 채권·주식 투자배분율과 수익률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재조정 상담을 받아보기를 권합니다. 차량유지비는 주 1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서 유류비 감소 및 체력관리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주택담보 대출이자는 보너스가 생기는 달에 대출을 일부 상환해 나감으로써 대출 잔액 및 이자를 감소시켜 가길 권합니다.

보험료 중 육아보험은 5만원 이하로 감액 변경신청을 하고, 조씨는 생명보험에 신규가입하길 권합니다. 생활비는 급여에 비해 상당히 낮은 지출로 가정의 행복도 지수를 떨어뜨리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추가로 20만원을 늘려 제2의 직업을 찾는 자기개발비 또는 건강관리, 문화 여가비로 삶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통신비는 요금제 비교 또는 커플요금제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항목을 찾아 월 15만원 이하로 지출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남편의 용돈은 10만원을 인상해 조금이나마 가장의 여가에 투자했으면 합니다. 젊어서 하는 체력관리 또는 여가관리는 노후 연금보다 더욱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변경 전 육아비를 60만원 줄임으로써 적금 비중을 55만원 늘렸으면 합니다. 차량유지비, 대출이자, 통신비 등을 줄여 30만원 가량을 부부의 생활비 또는 용돈 인상에 썼으면 합니다. 3세 이하 자녀에게는 물질적인 지원보다 감성적이고 안정적인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이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현실적으로 더욱 금전적인 지원이 필요할 시기를 위해 지금은 지출을 줄이고 적금을 가입해야 할 시기라는 점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교통비 등 줄여 양로보험 쪽으로" 한국씨티은행 여의도지점 심재성 씨티골드팀장

육아비가 현재 120만원으로 과한 지출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크게 줄이기 힘들겠지만, 식비를 제외하고는 의료비의 경우 아는 분들께 최대한 빌려 입히고 다리품 팔아 저렴한 것 찾아 장기적으로 육아비용은 80만원까지 내리도록 노력하길 바랍니다.

통신비도 현재 과한 면이 있으니 월 10만원까지 줄여야 합니다. 저렴한 요금제로 전환하고 데이터 사용 등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연락할 일이 있을 때 가끔 전화하라고 문자 날려주는 '자린고비' 정신도 때로는 필요합니다. 가장 힘든 부분이겠지만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거나 아주 먼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차량 유지비용도 35만원까지 줄이길 바랍니다.

이렇게 각각 줄어든 비용을 모아 총 40만원으로 양로보험에 가입하시기를 권합니다. 생사혼합보험으로 저금리 상황에서 연 3.75% 최저보증해주는 보험 상품에 신규 가입해 노후 준비까지 더욱 철저히 준비할 때입니다. 변액연금보험의 경우에는 증액하지 말고 추가납입 기능을 활용해서 목돈을 불려나가시기 바랍니다. 가입 전에는 반드시 운용 중인 펀드 성격 및 성과를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적금을 매달 100만원씩 불입하시고 절대 찾아서 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모아야 합니다. 필요시 사용하는 목적 자금이 아닌, 지속적으로 모으는 자산이 필요합니다.

물론 자산관리에 약간의 변화를 준다고 해서 한두 달 안에 부자가 되거나 급격히 나아지는 것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지금 변화를 주면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지는 재정상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말은 '모으는 것이 우선, 쓰는 것이 나중'이라는 점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남편 추가자산 추가 확보해야" 한화생명보험 경인FA센터 원민연 재무상담사(FA)

조성희씨 가정은 연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편이나, 자산이 부족합니다. 이유는 소비 규모가 크기 때문입니다. 조씨 가정의 소득 대비 생활비는 50%로, 권장치인 40%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월 순소득 대비 저축 및 투자 비율은 약 18%로 권장치인 40%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용도도 모르게 소비되는 미파악 지출과 외식비, 일부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를 줄여 적립식펀드 50만원을, 세제적격 및 비적격 연금 84만원을 늘릴 것을 제안합니다.

모아진 목돈에 대한 운영은 안정적으로 하되, 월 저축은 수익성 위주의 공격형으로 운영하는 것을 권합니다. 또 은퇴 소득의 종류는 다양하게 준비하되, 기본 생활비는 연금자산으로 준비에 사용했으면 합니다. 조씨는 은퇴 후 생활비 확보를 위해 변액연금보험에 월 45만원을 투자하고 있으나 이 금액만으로는 크게 부족해 보입니다. 추가적인 연금 준비가 필요합니다.

또 가정의 수입원인 배우자 보장자산을 추가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조씨 가정의 수입원은 배우자가 유일합니다. 만일 배우자 유고시 조씨 가정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은 자명합니다. 배우자를 위한 보장자산 확보를 위해 월 15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으나, 이는 배우자 소득 대비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배우자 보장자산을 추가 확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판매 중인 통합보험의 경우 경제활동시기까지는 종신보험으로 보장자산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은퇴시기에는 연금보험으로 전환해 연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통합보험으로 배우자 보장자산을 추가 확보했으면 합니다.

명심할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금투자는 10년 이상 지속해야 실속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조씨 가정 수입과 지출을 고려할 때 연금준비에 충분한 자금을 투자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안정적인 은퇴 후 생활비를 확보하기 위해 월 50만원을 연금 상품에 추가 투자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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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비 비중을 20%이내로 낮춰…"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분당센터 김가원 프라이빗뱅커(PB)

우리는 흔히 한정적인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자산을 운용해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합니다. 하지만 사실 재무설계에 있어 첫 단계는 바로 본인의 인생목표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재무목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입니다.

특히 가정을 형성하는 시기인 30대에는 결혼생활이나 출산·육아·교육 등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있어 육아비용이나 자녀교육·주택구입 자금 등의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목표기간 안에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재무상태를 분석해 보면 소비자 부채, 주거관련 부채비율은 적정선 이내로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수입 지출의 적정성을 분석해 보면 지출 부분에서 큰 폭의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먼저 육아비의 비중이 약 24%인데 반해, 생활비의 비중은 6%로 그 비중이 상당히 낮아 생활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육아 초기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육아비 비중을 20%이내로 낮추고, 차액은 생활비에 더 충당하거나 육아보험에 추가 불입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또 자산축적의 수단으로 적금과 변액연금보험만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다변화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합니다.

저금리기조의 고착화로 적금상품으로는 수익률을 추구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낮은 연령대를 감안해 적금 비중을 50% 이상 축소하고, 그 비중만큼 적립식 펀드나 회사채로 투자해야 합니다. 통신비와 차량 유지비가 지출의 13%를 차지하는데 이는 회수할 수 없는 지출이므로 가급적 크게 줄여 투자금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인생 목표를 먼저 설정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들은 목표가 바뀌면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 양육 그 자체보다 생활수준이나 개인의 자아발전에 좀 더 의미를 둔다면, 우리는 이런 것보다는 맞벌이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시장금리+알파, 새 투자자산 배분해야"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박정준 수석웰스매니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중은행에서는 연 1%대 이율의 정기예금 상품들을 내놓으며 금리인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조성희씨는 매월 적금 100만원에 그치고 있어 해당 금액을 '시장금리+알파'를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배분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대안상품으로는 업종대표 주식형펀드나 선진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인컴펀드 등을 추천하며, 적립식으로 꾸준한 투자가 실천돼야 할 것이다. 

조씨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노후에 대비해 변액연금보험에 월 45만원씩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세법개정에 따라 새롭게 도입된 연금상품인 '연금저축계좌' 상품은 안정적인 노후자금 준비와 함께 소득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개인의 재무목표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펀드 전환이 더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변액연금보험 만기나 노후대비 여력이 넓어졌을 경우 해당 상품을 꼭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월 소득이 높은 배우자의 소득공제와 함께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이 상품을 활용해 노후준비는 물론 소득공제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활비와 육아비 등 고정지출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체로 늘어가는 추이를 보입니다. 사실 이는 계획적, 단기적으로 급격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적습니다. 따라서 생활에 필요한 비상금이나 향후 투자환경에 따라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때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은행 보통예금 이상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