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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경제학③] 외벌이·맞벌이·손주돌보미 육아24시

외벌이가정 지윤 엄마, 오로지 그녀만의 시간 길어야 2시간

이정하·이혜연 기자 기자  2013.07.10 11: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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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이들을 외벌이와 맞벌이, 그리고 손주들을 돌봐주는 부모들의 손주돌보미 등 세 경우로 나눠 각각의 평균적인 일상을 재구성했다.

◆오로지 그녀만을 위한… 길어야 2시간 '외벌이가정 지윤 엄마'

서울 은평구에 사는 11개월 아이를 둔 지윤이 엄마. 25살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딛어 아이를 낳기 전까지 강남의 한 재무관리 컨설팅 회사에서 5년간 일했다. 결혼 후에도 보통 그 또래에 맞게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이면 남편에 데이트를 즐기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지윤이를 낳기 전까지만 해도 일을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 베이비시터를 구하거나 시댁이나 친정에서 도와주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했다. 그러나 아이를 갖고 보니 8시 출근, 10시간 근무가 결코 녹녹치 않았다. 헌데 아이를 낳고 보니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결국 그녀는 복직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에 일을 그만둬 버렸다.

오전 7시면 아이가 깬다. 14개월에 접어든 아이는 이제 모유를 떼고 이유식을 먹는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잠을 좀 자는 편이다. 일어나 칭얼대는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서둘러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침을 차려야하기 때문이다.

신혼 초 그녀는 아침을 차려본 적이 없었다. 출근하느라 바빠 아침은 암묵적으로 각자 해결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유식도 만들어야 하고 혼자 일하는 신랑에게 미안해서라도 아침을 꼭 차린다. 7시50분, 아침을 먹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나면 아이는 전적으로 그녀 몫이 된다.

8시,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인다. 때론 먹지 않겠다고 도로 뱉는 아이를 달래며 먹인다. 이후 서둘러 집 청소를 한다. 아이를 유아용 의자에 앉혀 놓고 어린이용 유아학습 프로그램을 틀어 놓는다. 설거지에 가벼운 청소했을 뿐인데 시간은 잘도 간다. 

10시30분. 아이에게 옷을 입히고 유모차를 꺼내 밖으로 나간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키즈카페에 들린다. 한 명뿐인 아이가 외로울까봐 친구를 만나게 하려는 것도 있지만 또래 엄마를 만나 정보를 공유하기에도 꽤 괜찮다. 그녀는 이러한 간단한 외출로 하루 스트레스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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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전에는 집으로 돌아온다.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서다. 배고파하는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인다. 소화를 시키고 낮잠을 재운다. 아이는 졸리면 칭얼거린다. 불편해 하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 재우면 잠시 그녀만의 시간이 생긴다. 단 아이가 깨기 전까지다.

보통 1시간, 길면 2시간. 오롯이 그녀만을 위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도 그녀는 아이를 위한 쓴다. 조용히 집 청소며, 아이 손빨래까지 하고 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 아이와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거나 아이용품을 주문한다. 인터넷으로 사면 시중보다 싸게 살 수 있어 살림에 도움이 된다. 외벌이가 되면서 최대한 아끼려 노력한다.

아이가 깨면 책을 읽어주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아준다. 그러나 오늘은 아이 예방접종이 있는 날이다. 잦은 병치레에 각종 예방접종까지 오후는 보통 병원에 간다. 동네 소아과를 다녀오면 1~2시간이 훌쩍 지난다.

오후 6시. 아기 아빠가 오기 전에 미리 이유식을 먹인다. 남편이 오면 저녁부터 찾는 통에 미리 아이 저녁부터 챙겨야 한다. 6시50분, 회식이 있지만 아이가 어려서 남편은 일찍 들어왔다. 식탁 옆 의자에 아기를 앉히고 남편과 저녁을 먹는다. 하루 종일 아이만 보느라 말할 상대도 없었지만 그녀의 남편은 대화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 얼굴에는 피곤이 역력하다.

7시40분을 저녁을 치우고 남편과 그녀는 아기를 목욕 시킨다. 그녀의 남편이 일찍 들어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아이가 크면서부터 무거워 그녀 혼자 목욕을 시키는 건 무리다. 이후 남편은 TV 보거나 컴퓨터하고 그녀는 아이와 놀아주다 9시면 아이를 재운다.

아이가 쉬이 잠들면 남편과 TV를 보기도하고 대화를 나누지만 그렇지 못한 날은 아이와의 씨름이 밤까지 이어진다. 11시30분 그녀는 침대서 곯아떨어진다. 

◆세 식구 전쟁같은 아침시간 '맞벌이가정 워킹맘' 

경기도 분당구에 사는 이은정씨. 30개월 아이를 둔 워킹맘이다. 대학 시절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27살부터 지금까지 유통회사에 다니고 있다. 같은 직장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사람들은 아이가 3살이 될 때까지 엄마의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일을 그만둘 수 없다. 그녀는 아이가 13개월째부터 어린이집을 보냈다.

그녀의 아침은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남편과 출근시간은 같지만 아이와 남편을 챙기기 위해선 30분 먼저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세수를 마치고 아직 꿈나라에 있는 아이와 남편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밥을 짓고, 찌개를 끓이면 시간은 어느새 6시30분이 된다.

남편과 아이가 일어나면 아이를 씻기는 일은 남편에게 맡긴다. 이들이 씻는 동안 그녀는 남편의 와이셔츠를 다린다. 아침마다 정신없어 지금까지 태운 와이셔츠만도 2개가 넘는다.

오전 7시, 남편과 아이가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에 음식을 차린다. 물론 그녀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 사실 먹을 시간이 없다. 아이에게 밥을 다 먹인 그녀는 아이가 남긴 음식으로 아침식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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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30분, 남편이 설거지를 하면 회사 갈 채비를 한다. 화장을 하고, 머리 손질과 옷차림을 갖춘 그녀는 8시에 남편과 아이와 손을 잡고 집을 나선다. 아침마다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맡기는 것은 남편 몫이다. 남편이 그녀보다 퇴근시간이 늦기 때문이다. 매일 정신없는 아침을 보내지만, 그녀는 남편과 아이가 함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볼 때마다 힘들다 여겼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그녀가 회사에 도착하니 오전 8시40분다. 오전 9시가 되면 그녀의 업무가 시작된다. 의자에 앉자마자 한숨을 쉰다. 아침부터 집에서 체력을 썼던 탓에 한숨부터 나오지만 책상 위에 놓인 가족사진을 보니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힘차게 업무를 시작한 그녀에게 오후 2시까지는 시계 볼 틈도 없다. 한손에는 수화기를, 다른 한손으로는 타자기를 두드린다. 이렇게 6시까지 그녀의 업무 시계추는 마냥 바삐 돌아간다. 빈번히 야근하는 다른 직원들과 달리 칼 퇴근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6시가 되자마자 가방을 들고 어린이집으로 날아가듯 달려간다. 어린이집으로 가면서도 그녀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가 눈앞에 아른거려 몸은 무겁지만, 발걸음이 빨라진다.

아이와 집에 돌아온 시각은 오후 7시. 우선 아이를 씻기고 남편이 먹을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오후 8시, 남편 맞은편에 앉은 그녀는 아이를 안고 식사를 한다. 밤만 되면 아이가 칭얼거려 한시도 아이를 내려놓을 수 없다.

그나마 남편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그녀는 아이와 소파에 앉아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갖는다. 시계는 벌써 9시가 훌쩍 넘었다. 설거지를 마친 남편도 옆에 앉아 하루 일과를 털어놓는다. 그녀도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남편과 아이를 쳐다본다. 이 시간이 그녀에겐 유일한 개인 시간이다.

남편과 대화를 마친 그녀는 10시30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바라보곤 서둘러 아이를 재우기 위해 방으로 들어간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친 그녀와 남편은 오전 12시가 돼서야 잠자리에 든다.    

◆오후1시면 녹초… 짬내서 한의원 치료 '손주돌봄이 61세 젊은 할머니'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나경(61세)씨. 재작년에 결혼한 딸을 둔 엄마다. 맞벌이부부인 딸 내외를 위해 손주를 대신 돌봐주는 게 그녀의 주된 일이다. 그녀는 딸과 같은 아파트 옆 동에 살고 있다.

오전 8시가 되면 딸은 그녀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근한다. 그녀와 아이가 함께 보내는 시간은 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때마침 정년퇴임한 남편과 단 둘이 적적했던 그녀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손주 보는 재미에 푹 빠진 것도 좋은데 딸이 육아비용으로 40만원까지 쥐어주니 주머니까지 두둑해져 마음이 훈훈하다.

오전 8시30분, 아이를 맡은 그녀는 남편에게 아침식사를 차려준다. 그 사이, 자신의 식사보다 아이에게 먹일 분유를 타기 위해 물을 끓이고, 젖병을 씻긴다. 아이를 뒤로 업은 상태로 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이를 내려놓으면 울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나면 그제야 아침식사를 한다. 잠시 남편에게 아이를 맡긴 채 식은 밥과 남은 반찬을 비우는 것은 그녀 몫이다. 거실에는 남편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그녀는 설거지나 빨래 등 집안일을 한다. 모든 일이 마치면, 어느새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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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초가 된 그녀는 오후 1시까지 아이를 옆에 눕혀 낮잠을 재우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노곤한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 그녀는 아이와 밖으로 나갈 채비에 분주해진다. 가방 안에 기저귀와 옷, 분유가 담긴 젖병 등을 담아 집을 나서기까지 1시간이 족히 걸린다.    

오후 4시, 서울대공원에 도착한 그녀는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을 향한다. 평일 낮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동물원에 방문했다. 낯선 분위기 탓인지 아이는 울고, 그녀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진땀을 뺀다. 하지만 아이가 동물을 보며 웃는 모습을 보니 힘든 것도 다 사라진다.

오랜만에 외출하고 돌아온 그녀는 오후 5시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한의원으로 간다. 최근 아이를 돌보면서 허리에 무리가 갔다. 아픈 것도 잠시, 진료를 받는 중에도 온통 칭얼거릴 아이 걱정뿐이다.

진료를 마치고 황급히 돌아온 시간은 오후 6시. 딸이 아이를 데리러 올 때까지 그녀는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보약을 마시고, 저녁준비를 시작한다. 몸이 천근만큼 무겁지만, 본인보다 회사에서 힘들었을 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더욱 기운내야지’, 사회생활에 엄마 역할까지 많아지는 책임에 오늘도 고단한 하루를 보냈을 딸에게 어떻게 보탬이 될까 궁리한다. 

오후 7시, 그녀는 회사 업무를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온 딸을 맞이한다. 지쳐있는 딸을 그냥 보내기 안쓰러운 그녀는 저녁식사를 권해보지만, 피곤한 탓인지 오늘도 그냥 아이만 데리고 간다한다. 딸과 손주를 보내고 시계를 보니 8시다. 

8시가 넘으면 보통 그녀는 남편과 가까운 공원에서 산책도 즐기고, 가끔은 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외식도 한다. 약 1시간 정도 산책을 마치고 오후 10시가 되면 취침 준비를 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샤워를 끝낸 그녀는 남편과 서로 등과 팔을 주물러주며 피로를 푼다. 그리고는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날 손주를 생각하며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