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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시자가 바라본 쌍용차 '회계 조작 기업'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7.10 1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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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영화 '감시자들'은 고도로 정보화되고 네트워크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정보와 단서를 토대로 범죄에 대한 감시만을 담당하는 경찰 내 특수 조직이라는 소재를 처음 다룬 영화다.

개봉 7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9일 오전 10시 기준)했다는 기록도 놀랍지만, '감시자들'만의 특징이라 하면 기업인 비자금 등과 같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주된 배경으로 잡으면서, 관객들에게 이슈와 같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담당인 필자의 경우 범죄 조직의 두 번째 절도인 'S모터스 문건'에 자연스레 주목됐다.

해당 영화에 따르면, 'S모터스 문건'은 정부가 개입된 회계조작 관련 문서로 압수수색 전에 미리 훔쳐야 할 기업 기밀에 해당된다. 가상 속 기업이긴 하지만, 전후 상황을 따져봤을 때 S모터스는 쌍용자동차와 많은 부분이 겹친다.

실제 쌍용차의 영자명은 smotor.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은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 쌍용차는 끊이지 않은 물론 다수 노동자를 정리해고 시킨 '회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 지난해 9월 청문회를 통해 재조명된 쌍용차 '회계조작 의혹'은 2009년 당시 1조3000억원에 달하던 자산가치가 며칠 만에 7000억원대로 평가절하 되면서 정리해고가 절실한 부실기업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회계조작으로 인한 기획부도와 이를 통한 정리해고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쌍용차 '기획 부도' 의혹까지 제기했다. 대규모 정리해고 시발점이 된 안진회계법인 감사보고서가 숫자도 맞지 않는 감사조서 아래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2008년 쌍용차 감사보고서는 유형자산 평가액(2814억원)을 전년도 7991억원에서 5177억원을 감액, 책정하면서 △부채 비율은 세 배 △당기순손실은 네 배로 증가했다. 회계법인 삼정 KPMG는 이를 근거로 2646명의 정리해고안을 담은 회생안을 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정리해고를 인정하는 회생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쌍용차로서는 이러한 회계조작 의혹과 관련해 '정치 이슈화이자 노골적인 재판 개입행위'라는 입장이다. 관련 법원 및 금융당국으로부터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적법성 및 적정성이 규명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처럼 잦은 회계 의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는 쌍용차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적용될 수 있다.

쌍용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판매회복으로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는 분위기에 '회계 조작 의혹'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하지만 거듭 논의되고 있는 '회계 조작 의혹'을 지금처럼 버티기식 입장만을 고수하면 오히려 여론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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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하물며 '감시자들'과 같은 영화 속에서는 '회계 조작'이라고 단정짓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문제는 심각해진다.

쌍용차는 지금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현재 본인들이 받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깨끗하게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깨우치지 못한다면 높은 자동차 판매량을 올린다한들, 이 '회계 조작 의혹'을 불식하는 일이나 경영 정상화는 요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