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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보단 밥, 코끼리보단 훈남"

유사 식문화 亞시장 진출·홈쇼핑 포함 유통채널 확대로 한국산 밥솥 붐 재조성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7.09 13: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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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소니를 위시해 아이와, 파나소닉, JVC, 샤프, 도시바 등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일제 전자제품은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이 가운데는 현재 보온병 제조업체로 더 잘 알려진 조지루시(zojirushi)社의 전기밥솥, 일명 코끼리 밥솥도 포함돼있다.

80년대 당시 10만원을 넘길 정도로 고가였던 이 제품은 압력밥솥의 불편함을 최소화한 최신 조리기구로 입소문이 퍼지며 일본 여행자들을 통해 각 가정에 코끼리를 한 마리씩 들여놓게 했다.   

그러나 이제 장동건, 원빈 등 대한민국 대표 연예계 훈남들이 광고에 나와 자국은 물론 대륙 너머의 여심까지 흔들고 있다. 특히 인구수 정체로 시장 규모에 변동이 없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중국, 일본, 인도 등 식문화가 유사한 아시아시장 개척을 위한 업계 노력과 맞물려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2003년 개봉한 한국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형과 동생으로 열연한 장동건, 원빈이 나란히 전기밥솥 모델로 활약하며 말 그대로 밥알 휘날리는 인기경쟁을 벌이고 있다. ⓒ 네이버 블로그 캡처  
2003년 개봉한 한국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형과 동생으로 열연한 장동건, 원빈이 나란히 전기밥솥 모델로 활약하며 말 그대로 밥알 휘날리는 인기경쟁을 벌이고 있다. ⓒ 네이버 블로그 캡처
무엇보다 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중국이다. 9일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2011년 중국 전기밥솥시장 규모는 101억위안(한화 1조7377억원) 정도로 직전년에 비해 15% 커졌고 고급화 경향도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밥솥 시장 1위인 쿠쿠전자를 비롯해 코스닥상장사인 리홈쿠첸(14470), PN풍년(024940)은 중국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PN풍년은 지난해 매출 617억원, 영업이익 7억원으로 매출은 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리홈쿠첸은 매출 3290억원, 영업이익 11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 증가한 데 반해 매출은 줄었으나 올해 1분기 각각 894억9000만원, 61억7800만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올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29%, 영업이익은 50.1% 늘어난 수치다.

작년 전체 매출 7%인 234억원 정도를 수출로 일군 리홈쿠첸은 지난 3월 중국 주방가전 선두업체인 로밤전기와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홍콩과 마카오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PN풍년의 경우 작년 수출로 올린 매출이 전체 3%인 20억원에 불과하지만 2월 세계 최대 규모 소비재 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 춘계 소비재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CJ오쇼핑의 컨설팅으로 인도시장에 입성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 역시 업계의 노력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올해 또한 중국 관광객 급증 덕에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전기밥솥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중국의 소비수준 향상은 중장기적 흐름으로 이어져 국내 관련 업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해외 진출을 떠나 전기밥솥 등 필수소비재는 기본 소비수요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경기가 불황이라도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경기와 무관하게 업황 자체의 확장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들 업체의 주가흐름도 나쁘지 않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2660원에 장을 마쳤던 리홈쿠첸은 지난 5월28일 6030원을 기록, 당시 대비 두 배 넘게 주가가 뛰며 52주 최고가를 찍었고 이후 상승 탄력이 주춤하긴 하지만 꾸준히 5000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PN풍년도 같은 기간 1200원대에서 견조함을 지속하며 5월29일 1820원까지 상승한 후 현재 기술적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