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는 올 2분기에 매출 57조원, 영업이익 9조5000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5%, 전 분기 대비 7.81%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06%, 전 분기 대비 8.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바꿨다. 삼성전자의 기존 분기 최고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기록했던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8조8400억원이었다.
이 같은 실적은 증권가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가 다음을 기약하게 된 것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성장률을 지난해 45%에서 올해는 21%, 내년은 18%로 둔화될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했다. 이런 점에서 삼성이 오래 공들여 온 반도체가 '효자 아이템' 노릇을 한 점은 이채롭다.
◆반도체, 1분기에 안 좋았는데 2분기는?
D램 가격이 작년 말에 비해 50%이상 오른 데 따라 반도체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등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범용 PC D램의 가격 급등과 모바일 D램의 선전 등에 힘입어 전분기나 전년동기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지난 1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SK하이닉스가 1분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점에 비하면 고무적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하며 직전분기 2%에서 9%포인트 가까이 뛰어오른 실적을 낸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는 1분기 영업이익률 12.5%를 기록했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시스템LSI 영역 등에서 계절성이 반영돼 고생한 것으로 풀이됐다. 또 관련업계에서는 애플의 '아이폰5' 판매가 부진해 삼성의 파운드리 매출도 덩달아 큰 폭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메모리사업부 역시 PC용 D램을 모바일·서버향 D램 제품으로 전환하면서 전체 D램 공급가능량이 줄어든 영향을 당시 탄 게 아니냐는 호사가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 문제를 이번 실적과 겹쳐 읽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이번에 선전을 하긴 했지만, 앞으로 어떤 쪽으로 강세를 둘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방했으나, 비중을 어떻게 뒀는가에 따라 더 큰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하는 시각은 그래서 나온다.
바꾸어 말하면, 가격의 상승세가 강했던 PC용 D램보다는 모바일 D램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은 점이 음으로 양으로 이번 성과에 복합작용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보다는 가격상승에 따른 혜택을 덜 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로 요약된다.
◆삼성전자에게 반도체란? 남 따라하기 접은 이 시점에 가장 '문제적 영역'
이런 기조를 그대로 가져가도 되는 것일까?
시장에서는 여러 평가와 예측을 내놓는다. 미래의 전망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어느 쪽이 맞는 시각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점은 지금은 효자 종목으로 보이는 반도체도 한때 스마트폰 같은 취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즉 위기 요소로 보이는(그 때문에 앞으로 성장세 지속 불명확으로 주가 변동 등에 악영향 요소로까지 받아들여지는) 스마트폰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 130만원선 하회 등의 충격적 이슈를 만들어내는 외국인 투자자 일각의 시선을 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할 건 분명 아니나 일부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확장 가능성과 시장의 지배력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백안시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위기의 관리 면에서 한정해 본다면, 삼성은 그간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영역은 경기를 일부 탈망정 상당히 안정적으로 먹을 건 거둬들이는 '옥답'으로 변모시켜 왔다.
이런 상황에서 백색가전 등은 여전히 삼성을 든든하고 묵묵히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역이 일부 오르내림을 겪는 점도 기실 따지고 보면, 애플 등에 보급될 모바일 D램 등의 영역과 연결이 크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미국의 저명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한 것처럼 "애플은 삼성전자와 따로 갈 수 없다"는 상황이고 보면 지금처럼 모바일로의 전진을 병행하면서, 타스마트폰 전문업체에 공급할 첨단의 반도체를 공급하는 메이커로 스탠스를 잡는 것이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삼성의 반도체는 안정적으로 PC에 들어갈 범용 시장을 주력하고 여기서 타기업과 치열한 전쟁의 주력을 두기에는 너무 멀리 왔으며, 그런 상황에서 삼성이 지금의 반도체 영역 배분을 하는 바는 당분간 긍정적으로 지켜봐도 충분해 보인다. 삼성전자에게 반도체란, 가장 앞에 돌출돼 위기를 받치는 공격과 수비 모두의 영역에 해당하는 범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삼성전자가 '미등 전략(따라하기 전략)' 대신 날카로운 공세를 시도하는 '진짜 최일선'은 어쩌면 스마트폰이 아니라 반도체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