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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비싼 주차비가 낳은 '섬뜩한 경고'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7.04 1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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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모 아파트 단지 앞. 외부차량 주차금지를 뜻하는 푯말이 꽂혀 있다. = 이정하 기자  
서울 여의도 모 아파트 단지 앞. 외부차량 주차금지를 뜻하는 푯말이 꽂혀 있다. = 이정하 기자
[프라임경제] 경고문구가 꽤나 섬뜩하죠? 외부차량이 단지 내에 무단 주차할 경우 빨간 페인트칠로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를 새긴다는 무시무시한 문구네요.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 입구 앞에 새워져 있는 경고문입니다.

설마 다른 사람 차에다 다짜고짜 페인트칠을 해버리기야 하겠냐마는, 외부차량 단속에 대한 결연한 의지는 제대로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의도의 경우 지역 특성상 유동인구는 많지만 비싼 땅값에 걸맞은 높은 주차비 때문에 주차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여의도에서 약속이 있어 점심 맛있게 먹고 나왔는데 점심 값도 비쌌지만 높은 주차비 때문에 놀랐다"는 한 지인의 토로가 기억납니다. 여의도 공용노상주차장요금은 보통 10분에 1000원, 여유 있게 점심시간을 보내고 나왔다간 1만원이 훌쩍 넘는 주차비를 내야 합니다. 

노상주차장의 경우 도로 노면 밖에 선만 그어 놓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차요원의 임금 이외에 별도로 드는 비용이 없어 보이는데요. 이에 주변 개인 주차시설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어야 할 것 같기만 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여의도의 높은 공영주차비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닙니다. 트위터를 비롯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여의도 주차비에 대해 검색해보면 '(여의도) 주차비 너무 비싸다. 후덜덜' '10분에 1000원, 주차비는 너무 비싸다! 여의도' 등의 내용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결코 높은 비용이 아니며, 10년 전 주차비 그대로"라고 해명합니다. 사실 공영주차비 징수는 시에서 직접 관리 및 운영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통해 입찰이 이뤄지게 되고, 이 입찰에서 최고가를 써낸 민간 전문기업이 맡고 있습니다.

시 관계자는 "처음부터 공용주차비 징수는 교통체증 감소를 위해 차를 갖고 다는 것을 억제하고 대중교통을 권하는 의미가 있다"며 또한 "아웃소싱 업체서 받은 위탁비는 다시 서울시 공용주차장 신설 등에 사용된다"고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는데요.

설득력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서울시 외곽의 경우 여의도 주차비의 1/10 수준이라는 점도 수긍이 가지만 그럼에도 유독 비싼 도심의 주차비,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순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