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업황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증권사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 부채비율도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3월 결산 증권사 22곳의 영업이익은 9777억7200만원으로 전년대비 45%, 당기순이익은 6933억1600만원으로 같은 기간 45.4% 급감했다.
이와 맞물려 대부분 증권사의 부채는 큰 폭 증가했다. 특히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부채 수준은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낳기에 충분할 정도다.
각 증권사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중 3월31일 현재 연결 재무제표를 보면 이들 10대 증권사의 부채총계는 160조2620억원으로 전년동기 134조7886억원 대비 20%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 평균도 653%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5%와 비교해 88%포인트나 높아졌다.
![]() |
||
글로벌 악재의 다발적 출현으로 위험자산 투자와 관련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증권사들의 부채비율도 높아져 업황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
이에 비해 삼성증권은 459%를 기록, 부채비율이 가장 낮았고 △한국투자증권(501%) △KDB대우증권(527%) △현대증권(554%)이 차 순위에 올랐다.
다만 동양증권의 경우 작년 부채비율 1043%와 비교, 31%p 개선된 양상을 보였으나 나머지 9개 증권사는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부채비율 558%였던 신한금융투자는 올해와 대조해 151%p의 격차를 보였고 △현대증권(135%p) △대신증권(125%p) △우리투자증권(115%p) △하나대투증권(110%p) △미래에셋증권(83%p) △한국투자증권(65%p) △삼성증권(63%p) △KDB대우증권(62%p)이 뒤를 이었다.
통상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가리는 척도로 사용되며 대차대조표상 타인자본(부채총계)을 자본총계(자기자본)로 나눠 100을 곱한 값이다. 소유재산 중 부채 차지비중을 따지는 것인 만큼 이 비율이 높을수록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커지나 업종에 따라 적정비율이 다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장사는 빚내서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 않냐"고 운을 뗀 후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본이익률 등을 여러 지표를 따진 레버리지 효과를 바라는 경우도 있어 여타 기업과 단순비교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은 평균적으로 6배 정도까지며 8배 이상이면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레버리지 수준을 산출할 경우 위험수준인 8배 이상 업체는 10.12배(부채총계 13조2670억원·자본총계 1조3104억원)로 산출된 동양증권 한 곳뿐이다.
4~5배의 비교적 안정적인 곳은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네 곳이며 대신증권을 포함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은 이 비율 7배 정도로 어느 정도 위험성을 내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 예수금까지 재무제표에 계상돼 증권사 부채비율이 높아 보일 수 있으나 최근 고객들의 자금회수도 많고 증시 참여도도 낮아져 예수금과 관련한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증권사는 고객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겨야해 투자자들은 투자자금 회수와 관련해서 특별히 걱정할 부분이 없다"며 "이는 업황부진과는 별개의 지나친 걱정에 불과하며 기우에 불과할 뿐"이라고 확대해석에 대한 경계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