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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연예인과 팬, 그리고 사건사고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7.03 15: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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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달 여의도 IFC몰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인기 연예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수 엠블렉이 앨범발매를 기념해 사인회를 개최한 것인데요. 가수가 도착하기 전부터 소녀팬들로 주위가 북적였습니다.

잠시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다 저녁식사를 위해 근처 음식점으로 이동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엠블랙이 도착해 사인회가 진행되고 있었죠. 사인을 받고 좋아하는 학생들을 보니 개인적인 옛 추억에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요.

그 사이 팬 문화도 나름 발달한 것 같았습니다. 학생으로 보이는 팬들 가운데는 전문 카메라맨 못지않은 장비를 갖춘 사람부터 오랜시간 기다림에 대비해 소형의자를 준비한 팬까지 '오빠'들을 만나기 위한 준비물도 예전과 달리 다양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질서'입니다. 특히 흥분한 팬들이 많이 몰리는 자리인 만큼 질서를 지키는 일은 더욱 중요합니다. 

   가수 엠블랙이 지난 6월22일 IFC몰에서 앨범출시기념 팬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다. = 이지숙 기자  
가수 엠블랙이 지난 6월22일 IFC몰에서 앨범출시기념 팬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다. = 이지숙 기자
내친김에 질서가 무너져 생긴 사건사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국내 역사상 최악의 공연 사고로 꼽히는 건 1992년 뉴키즈온더블록의 내한공연입니다.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뉴키즈온더블록이 내한하자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는 1만5000명이 몰렸고 그중 1000여명의 열성팬들이 자리를 지키지 않고 무대 근처로 몰려든 것인데요.

그중 일부가 넘어져 깔리면서 공연시작 30분만에 공연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이 사고로 부상자만 23명에 달했고 1명은 뇌사상태에 빠져 결국 사망했다고 하네요. 이 일로 정부는 한동안 외국 뮤지션의 내혼공연을 불허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습니다.

그 이후에도 사건사고는 이어졌는데요. 1999년 1월22일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HOT 콘서트가 끝난 직후 여고생 한명이 수백명의 팬들에게 깔려 실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 같은해 9월 열린 HOT 공연에서는 여학생팬 200여명이 흥분한 나머지 졸도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중 76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하네요.

HOT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던 젝스키스와 관련된 사고도 있었습니다. 2000년도 5월 젝스키스 고별공연에 흥분한 1000여명의 팬들이 차를 부수고 실신, 여학생 34명이 타박상을 입고 이중 1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2001년 1월에는 가수 클릭B를 쫓아가다 넘어져 뒤따라오던 30여명의 여학생에게 깔려 여학생 1명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흥분한 소녀팬들이 공연을 보다 실신했다는 소식은 종종 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는데요. 이밖에도 좋아하는 가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는 '사생팬'들은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가끔 잘못된 '사랑표현'으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긴 하지만 누군가의 열성팬이 된다는 건 학창시절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지난해 방영된 '응답하라 1997'은 90년대를 보낸 이들에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극중 여주인공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빠순이가 어때서. 얼마나 건전한데. 계산하지 않고, 빠순이의 기본은 열정이야. 이걸로 사회에 나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아나."

빠순이(?)의 기본은 열정이라고 합니다. 오빠들을 위해 아낌없는 애정을 쏟는 것도 좋지만 지킬 것은 지키는 '바른 팬'이 되는 것도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