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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균 먹는 해양바이러스' 동해서 분리

지구 기후 영향 미치는 해양 미생물의 군집변화·물질순환 이해 기여

나원재 기자 기자  2013.07.01 15: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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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연구진이 동해에서 해양 바이러스 연구의 중심이 되는 '레퍼런스유전체'로 활용할 수 있는 대표 박테리오파지, 즉 세균을 먹고 사는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인도양, 태평양 등 다양한 해역에서 생물 군집 중 전체 바이러스의 25퍼센트 차지하며 성격을 결정하는 대표 바이러스를 시험관에서 배양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해양 미생물의 다양성과 물질순환 연구에 기여할 수 있게 된 것.

1일 미래부에 따르면 인하대학교 생명과학과의 조장천 교수와 강일남 박사, 오현명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 등 국내 연구진이 단독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6월2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보통 해수 1밀리리터 당 1000만개체 꼴로 존재하는 해양 바이러스는 해양에서 가장 수가 많은 생물체로 해양생물군집의 개체수를 조절하고, 물질순환에 영향을 미쳐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해양 바이러스의 유전적 다양성은 알려졌지만 주요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어려워 유전적 분류나 유전자의 기능 등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동해 해수에서 세균 SAR116 그룹에 기생하는 박테리오파지 HMO-2011을 분리하고, 이 박테리오파지가 전 세계 해양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바이러스임을 밝혀냈다.

SAR116 그룹은 전 세계 해양에서 빛이 들어오는 수심 200m 내외의 바다인 유광층(euphotic zone) 세균군집의 평균 2~5%를 차지하는 대표 해양세균이나 배양이 까다로워 2010년에야 조 교수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분리됐다.

이후 연구팀은 동해 표층해수에서 SAR116 그룹의 균주 IMCC1322를 분리해내고, 이를 숙주로 이용해 살아가는 박테리오파지 HMO-2011를 분리해냈다.

한편, 연구진은 유전체 분석결과 이 박테리오파지가 기존 바이러스들과는 다른 특이한 염기서열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이 박테리오파지에서는 다른 바이러스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황화합물 산화효소가 처음으로 발견됐고, 유전정보를 복제하는데 이용되는 DNA 중합효소는 기존 생물체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특이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숙주의 개체수와 다양한 대사능력을 고려할 때 숙주 세균을 죽이는 박테리오파지는 해양의 탄소, 질소, 황 순환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향후, 전 지구적 물질순환과 기후변화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