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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육성엔진' 코넥스 개장 "용두사미는 없다"

개장부담 탓 10개 종목 시초가 미형성…PER 관점서 유망주 탐색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7.01 12: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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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성장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중소기업 전용시장인 코넥스(KONEX)가 1일 개장했다. 다만 개장 부담 탓인지 시장에 입성한 21개 업체 중 10개 종목의 시초가가 형성되지 않는 등 잔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박근혜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의지에 따른 기대감은 여전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넥스 개장 축사를 통해 아낌없는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코넥스시장은 중소 벤처기업 생태계에서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창조경제의 새싹을 돕게 하는 밑거름인 만큼 정부도 인내심을 갖고 코넥스가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축사의 요지였다.

이어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벤처·창업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를 융자에서 투자중심으로 바꾸고 성장단계별 맞춤형 투자·회수시스템을 확충하는 동시에 세제지원 및 투자재원, 보증 등을 대폭 확대해 엔젤투자 및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중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진규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은 "코넥스시장을 기존 시장과 달리 기업의 성장성에 기반한 장기투자를 통해 초기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장으로 운영하겠다"며 "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中企 파트너' 상장요건부터 다른 코넥스

코넥스는 성장 초기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조성된 시장으로 △매출 10억원 △자기자본 5억원 △순이익 3억원 중 1개 조건만 충족하면 상장할 수 있다.

기업의 상장 유지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과 지정감사인 규정을 면제해주며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도 없다. 공시의무도 29개로 64개인 코스닥시장과 비교해 35개나 적다.

   왼쪽부터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진규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가 코넥스시장 개장 부저를 누르고 있다. ⓒ 한국거래소  
왼쪽부터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진규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가 코넥스시장 개장 부저를 누르고 있다. ⓒ 한국거래소
이와 함께 기업발굴부터 △상장관리 △기업설명회(IR)·정보제공 △상장적격성 심사 △유동성 제공(LP) △기업실사까지 역할을 수행하는 지정자문인(증권사)을 둬 상장 신청 및 승인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돕는다.

한국거래소는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이 있는 23개 증권사 중 심사를 통해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11곳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 지정자문인은 상장적격성보고서와 현장실사를 거쳐 신청서 접수일로부터 15영업일 내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처럼 지정자문인 도입에 따라 통상 상장 예비심사 청구 후 증시 입성까지 105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비해 코넥스는 상장까지 이르는 시간을 파격 단축하게 됐다.

◆출발리스크 가진 코넥스, 투자 참여방법은?

코넥스시장은 초기시장의 하이리스크를 감안해 시장참여자를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창업투자사) 등 기관투자자로 제한하고 있다. 개인의 경우는 현금과 증권평가금액 등 기본예탁금 3억원 이상인 경우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개장 초기에는 호가집중 및 가격급변 방지를 위해 동시호가 결정방법인 단일가 경쟁매매 방식(30분 단위)을 채택했으며 매매수량단위는 100주다. 나머지 상하한가 등 매매방식은 코스닥과 같으며 대주주 지분 등 대량 지분매도 원활화를 위해 사전 신청종목에 한해 경매매(競賣買)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5일 코넥스시장 상장심사신청업체 21곳 모두를 상장심사 후 승인기업으로 확정했다. 첫 주인공은 강관제조업체인 △대주이엔티 △랩지노믹스 △메디아나 △베셀 △비나텍 △비앤에스미디어 △스탠다드펌 △아이티센시스템즈 △아진엑스텍 △에스에이티와

온라인 금융정보 유통서비스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에스엔피제네틱스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옐로페이 △웹솔루스 △이엔드디 △태양기계 △테라텍 △퓨얼셀파워 △피엠디아카데미 △하이로닉이다.

◆개장 첫날 "부담은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넥스시장에서 시초가 1만6500원의 아이티센시스템즈는 평가액 대비 등락률 300.97%로 가장 높았고 아진엑스텍 300.74% △퓨얼셀 300.72% △스탠다드펌 300.31% △옐로페이·하이로닉 300%도 300% 이상 수준의 관심을 받았다.

차순위는 △에스에이티엔지 210.30% △피엠디아카데미 151.78% △이엔드디 143.90% △에프앤가이드 106.41% △태양기계 32.65% 순이었다. 이에 반해 △대주이엔티 △랩지노믹스 △메디아나 △베셀 △비나텍 △비앤에스미디어 △에스엔피 △엘앤케이바이오 △웹솔루스 △테라텍 10개 종목은 시초가를 형성하지 못했다.

코넥스 상장일 시초가격은 평가가격 90~400%에서 결정됐다. 상장일 평가가격은 최근 3년 내 VC 등에서 지분투자를 받거나 최근 6개월 내 공모를 실시했을 때는 사모·공모가격이, VC투자 및 공모·사모가 없는 기업은 주당 순자산가액 또는 거래소 책정가격이 평가가격이다.

상장일 시초가격이 평가가격의 400%에서 출발할 경우 상한가를 기록하면 평가가격 대비 460% 상승 가능하다.

◆코넥스, 장점 따져 투자하려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개장 첫날 주가추이를 파악하는 한편 각각의 종목이 가진 메리트를 분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평이하게 주가수익비율(PER)에 따른 유망주 진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날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넥스 상장 21개 기업 중 18개 기업이 순자산가치로 평가가격이 결정된다"며 "순자산가치는 철강, 자동차, 조선 등의 굴뚝산업 평가에 적합하며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의 서비스 산업 평가에는 부절적하다"고 설명했다.

순자산가치는 성장기업의 수익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순자산가치로 평가된 의료기기업체인 하이로닉의 경우 시가총액은 49억원, 작년 순이익은 27억6000만원으로 PER 1.9배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원 연구원은 "21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PER 6배 미만이었고, 이 중 2개 종목은 PER 3배 미만에서 평가가격을 따질 수 있다"며 평가가격이 수익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해당 종목은 △하이로닉(PER 1.9) △아이티센시스템즈(PER 2.2) △엘앤케이바이오메드(PER 3.5) △아진엑스텍(PER 4.2) △에프앤가이드(PER 5.7)다.

신한금융투자도 PER 관점에서 투자유망 종목을 선정했다. 이 증권사 최석원 연구원은 "평가가격 기준으로 볼 때, 대부분 기업들이 청산가치 수준에서 상장한다"며 "PER 5배 이하의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에서 상장하는 아이티센시스템즈, 아진엑스텍, 엘앤케이바이오, 하이로닉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