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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산주의' 국가될 中, 리커노믹스 옆에서 돈벌기: 타이완 스타일?

"정치보다 경제가 우선" 친밀감과 거리감 조절 朴정부 일단 합격?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7.01 11: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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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정부의 방중 외교 성과와 향후 두 나라간 대화의 채널 강화 가능성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핵 관련 국면에서 중요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강국 중 하나가 중국이라는 점이 가장 시선을 모으는 포인트지만, '경제'의 측면에서도 앞으로 두 나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주요 무대로 주목할 필요가 높다는 소리 역시 나온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 상황은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적 발전 과정을 콘트롤할 정책 이른바 '리커노믹스'는 우리 경제에 큰 시련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 방중에서 나타난 상황은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다.

중국발 금융 위기? 일단은 '경착륙' 없을 것 분석 '유력'

중국 아이템이 근래 우리 금융 시장에 강렬한 이슈로 떠올랐던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 자금 경색 문제가 현지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사'가 된 것.

이런 시류와 이에 대응하는 혹은 새 물결을 일으킬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역시, 새로운 용어가 붙을 정도로 관심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영국계 전문금융기관 바클레이즈캐피탈은 근래 보고서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의 이름을 따 중국의 향후 경제 정책을 리커노믹스로 명명했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 같은 리커노믹스는 '장기적 이익을 위해 단기적 고통은 감수하자'는 마인드로 요약된다. 

이번에 세계인의 시선을 모은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 부동산 가격 고공행진 상황에 대한 제어 필요성 등 기본적인 필요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했다. IBK투자증권의 1일자 보고서는 "단기 시장의 자금 상황이 타이트했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하다며 유동성을 풀지 않았다. 단기 금리가 사상 최고치까지 상승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은 이후에서야 행동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IBK투자증권은 "무분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일부 금융업체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고 그 의미를 해석했다.

이 보고서는 그림자금융도 문제지만 인플레이션도 인민은행이 유동성 공급에 인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고 있다.

부동산 문제도 당국이 고심하는 대목이자 진검승부를 펼 영역 중 하나다. 'China Monthly' 7월호(우리투자증권 이달 1일 발행)는 "높은 M2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상당 자금이 부동산 투기와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국이 고강도 수술을 단행할 필요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위안화(중국 경제권)와 달러화(미국 중심의 패권) 사이에서 우리 원화(한국 수출위주의 경제 시스템)가 갈 길은 어디일까? 근래 리커노믹스 강화 흐름 속에서 관련 논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위안화(중국 경제권)와 달러화(미국 중심의 패권) 사이에서 우리 원화(한국 수출위주의 경제 시스템)가 갈 길은 어디일까? 근래 리커노믹스 강화 흐름 속에서 관련 논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사실 이미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경색, 일명 경착륙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으며 이런 걱정이나 글로벌 금융 위기 등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상당히 큰 팽창을 유지해 왔다. 근래 미국과 당당히 G2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다만, 그런 상황을 오래 끌어온 만큼 그간 누적된 문제점은 언젠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며 이런 점에서 중국 당국은 경쟁력 있는 상품 위주로 수출하고 내수 강화 등 독자적인 생존도 가능한 경제 체제로의 확고한 이행을 추구하고 있다(대강의 같은 뜻을 보이는 연구 결과로는 전국경제인연합회 6월24일 분석자료).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보다 중국 리커노믹스를 유의깊게 보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치프 이코노미스트는 6월29일 보고서에서 "현시점에서 국내 경기 및 금융시장이 주목해야 할 현상은 미국 연준의 QE 축소보다는 리 (중국) 총리가 주도하는 소위 리커노믹스로 일컬어지는 경제 및 통화정책 기조"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성장률 둔화 및 일부 기업 도산 등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 성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그림자 금융 등 과잉 유동성 및 과잉 투자 리스크를 과감히 해소하려는 신정부의 의지가 있다고 풀이하고 "정부의 의지를 감안할 때 통화 정책은 단기적으로 성장률 둔화 또는 일부 기업과 금융기관의 도산을 무릅쓰고 과잉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여기에 "중국 GDP 성장률이 7%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장단기 금리차 수준 상황을 해설했다.
 
또 "QE 축소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리커노믹스는 중국은 물론 국내 실물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앞의 보고서에서 중국의 금융과 경제에 대해 "경착륙까지는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의 단기 유동성 문제는 아마도 7월부터는 해소될 것이라는 게 우리투자증권의 관점이다.

금융 시장 흔들어서라도 빈대 모두 잡겠다는 과격한 중국, 대응책은?

이런 사정에 겹쳐 볼 대목이 있다. 시곗바늘을 조금 앞으로 돌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1월 열린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 경제 미래 10년의 청사진을 내놓은 점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화 추진, 노동집약적 산업을 대체할 신흥산업 육성 등이 여기 담겨 있었고, 내수 확대, 빈부격차 해소 등을 제대로 추진해 경제구조를 개혁하면서 안정적 성장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사가 분명히 녹아들어 있었다.

중국 당국이 이번에 리커노믹스를 확실히 선보이면서 금융을 흔들고, 전국 판자촌 재개발에 불을 붙인 점(전국 1000만가구의 개선) 등을 보면(6월27일 상하이증권보 보도), 중국은 고도의 성장 효과와 세계에서 벌어들여 쟁여놓은 자금으로 그간 성장 과정에서 불거진 불평등 확대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좀 거칠게 요약하면, 그간 공산주의 정당이길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까지 평가됐던 중국의 공산당이 '잘 살지만 진정한 공산주의 국가'로의 여행에 나서려 하고 있다. 

경쟁력 없는 수출은 수술, 금융 확장 등 '백년대계'는?  英인디펜던트 기사에 시사점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하면서 주저앉을 게 아니고, 충분히 현재의 위기를 관리할 수 있으며 혹은 이런 위기 사정을 일부러 유지, 활용할 정도로 강인한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일단은 금융이나 경제의 불안정성 제거라는 점에서 최악은 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자체가 우리에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 중국이 이 같은 패턴을 보이면서, 중국에서 핫머니가 빠져나가는 흐름이 탐지됐다. 이런 요인은 다시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는데, 한국에 들어와 있는 중국 자금이 이런 본국 사정에 따라 우리쪽에서 이탈할 연쇄 파급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제가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한국 증시에서의 중국계 자금 유출 등 악영향을 선보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중국발 금융 위기의 발발 가능성은 낮아지고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IBK투자증권 1일자 보고서).

결국 중국과 더 밀착된 경제로(좀 부정적으로 기술하자면 중국 경제에 예속성이 강화되는) 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깊이 해 볼 때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월30일 '한중 통화협력 강화해야 한다'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한 연구위원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위안화 국제화의 전략적 활용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물 경제의 면도 마찬가지다. 이미 경쟁력 없이 인건비 문제로 중국에 들어가 있는 공장들의 경우 경쟁력의 가파른 하락을 경험하고 있고 조만간 짐을 챙겨 다른 이머징마켓 국가로 이전해야 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중간재 수출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상품이나, 서비스 관련 수출을 더 적극적으로 타진해 시장 장악력을 키워야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정부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신뢰감을 쌓고 적절한 한국의 위상 강조를 한 것으로 풀이되는 행보를 한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작은 예지만, 중국어 연설로 호감을 사되, 그런 한편 중국어 연설의 비중을 전체에서 20% 가량으로 맞추는 등 지나치게 중국에 끌려들어가지 않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조심스럽게 책잡히지 않는 와중에 실리도 놓치지 않는 두 나라간 경제 관계 포지셔닝은 가능할까? 중국 옆에서 또 중국의 리커노믹스 파장 옆에서 살아남을 과정은 철저히 실리 위주('정치보다는 경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시사하는 기사가 지난달 29일 영국 진보매체인 인디펜던트에 실렸는데('중국에서 돈벌기: 타이완 스타일') 이 기사에서 타이완 기업들은 중국의 해적판(모조품) 횡포 등에도 고부가가치 산업들은 경쟁력을 얼마든 갖고 있다고 소개, 현제 경제적으로 중국 당국의 자국 이기주의가 강해지고 있고 시장 사정이 녹록찮은 상황에 경제 협력 서핑을 성공적으로 하는 길을 시사했다. 아울러 이 기사는 경영(경제)이 정치에 언제나 우선한다는, 많은 타이완 사람(기업)들의 인식을 기사 말미에 강조했다.

결국 고부가의 새로운 또 메리트있는 수출 전략을 구사하고 대미 외교의 중요성과는 분리가 가능한 고도의 경제 정책을 구축한다면 파괴력 강한 리커노믹스의 영향권 안에서도 우리 이익을 추구할 길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그 방편을 찾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