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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흑비(黑雨)' 하루 800t 파묻는 폐기물매립장 원인

국립환경과학원 시료채취 분석결과 율촌산단 분진 지목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7.01 10: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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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달 전남 여수시 율촌면 조화리 일대에 내려 전국적 관심을 불러모았던 얄궂은 '흑비(검은비)'는 인근 율촌산단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에서 날아온 분진이 빗물에 녹아내려 일어난 사건으로 드러났다.

국립환경과학원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전남도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여수·순천·광양시, 주민대표,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을 가동해 흑비가 내린 율촌제1산단 인근 8개업체를 상대로 시료를 채취해 성분분석한 결과 인근 폐기물매립장인 한맥테코산업 율촌매립장 성분과 같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율촌면 조화리 일원 흑비 시료에서 검출된 흑연과 방해석, 산화마그네슘(MgO) 등의 결정 구조가 인근 율촌산단 산업폐기물 성분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한맥테코산업 율촌매립장의 총 매장면적은 2만269㎡로 지난 2004년 12월 사업승인을 받아 오는 2021년까지 총 4만1900만t, 하루 800t을 매립해 흙으로 복토한 뒤 8년후 매립이 끝나면 산단부지로 조성된다.

영산강환경청 조사에 의하면 흑비가 내린 지난달 11일 저녁 폐기물매립장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섬광이 비추고 검은색 연기가 치솟았다는 주민목격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인근 산단 경비업체 직원이 증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폐기물매립장이 검은비 사태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폐기물매립업체인 한맥테코 측은 폭발사고 자체를 인정치 않고 있다. 또한 산업폐기물을 수거만 할뿐 근원적인 발원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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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율촌면 산업폐기물 처리업체가 흑비사태 이후 시커먼 산업폐기물을 받아 매립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율촌산단은 여수를 비롯해 순천과 광양시 연안을 매립해 산단으로 조성한 곳이다. =박대성기자.

율촌산단의 한맥테코 폐기물매립장은 율촌면 주민들의 강한 반대민원을 뚫고 들어선 곳으로, 율촌산단의 조선업,자원재활용업체, 제강 및 철구조물업체 등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다.

환경과학원이 율촌산단 산업폐기물업체를 지목한 것은, 성분이 일치했을 뿐만 아니라 분진의 대기이동 경로 시뮬레이션 결과 매립장에서 발생한 분진이 초속 4.2m의 강풍을 타고 매립장과 약 1.5㎞ 떨어진 율촌면 일대에 검은 비를 뿌린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에따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폐기물매립대행사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산하 환경감시단에 보강 조사를 지시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밤 8시부터 약 30분간 여수시 율촌면사무소를 중심으로 검은색 모래와 쇳가루로 추정되는 분진이 빗물과 함께 차량과 농작물 등에 내려 주민들이 인체유해를 주장하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채수결과 유해성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등 별다른 토양오염 피해가 없다고 발표했다.

다만, 여수시는 중금속 잔류농약 검사를 진행하고 폐기물매립장을 대상으로 보상조치 등의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환경오염신고 활성화를 위한 신고 포상금제도를 운영하고 율촌산단 및 여수산단의 환경관리 강화를 위한 주기적인 민·관 합동점검실시도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