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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NS 부작용, 무서운 나비효과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6.27 15: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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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졌다. 이처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SNS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가 형성됐고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가 SNS의 대표주자다. 

SNS은 불특정 다수와 친구를 맺으면서 정보를 공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사용된다는 특성을 보인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SNS은 이미 생활의 일부분, 혹은 전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최근 SNS가 범람하면서 부작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휴게소 어린이 납치, 건국대, 광주, 창원 등지에서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인신매매설이 유행처럼 퍼진 사례만 보더라도 이는 극명히 드러난다.

다음은 지난 20일 오전 1시경 서울 송파구에 산다고 밝힌 이모(22)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하루 전 친구와 건국대 근처 유명 주점에서 합석한 여성들의 제안으로 인근 모텔로 옮겨 술을 마셨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친구들에게 모텔 위치와 방 호수를 보내놓았다. 여성과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남자 2명에게 야구방망이로 폭행당했다. 다행히 친구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조사과정에서 알아보니 중국 옌볜(延邊)에서 온 여성조선족이 이런 식으로 사람의 장기를 꺼내 판다고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글에 호기심과 함께 불안감을 느끼고, 이는 공유와 리트윗, 퍼나르기 행위로 이어진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 같은 정보들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허위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인신매매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혔다. 한 두 사람으로 시작된 장난이 나라 전체를 불안과 공포에 빠지게 하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과거 사법당국은 "허무맹랑한 소리에 대꾸할 필요가 없다"며 이 같은 괴담을 사실상 방관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괴담이 끊임없이 양산되고 사회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지자 사법당국은 SNS을 통해 퍼지고 있는 소문을 적극적으로 확인해 진위를 알리는 것으로 대응방식을 바꿨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 같은 괴담을 만들어 퍼트리는 사람을 '관심종자'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누군가 내 글을 보고 공유, 리트윗 하는 횟수를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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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SNS의 특성상 '파급력의 효과'는 대단하다. 칼이나 도구만이 흉기가 아니다. 오히려 잘못 사용한 SNS이 더 무서운 흉기가 될 수 있다. 장난삼아, 혹은 실수로 잘못 올린 글 하나가 타인과 본인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고, 나아가 사회 전체를 피폐하게 만드는 나비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