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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생명존중센터, '꺼져가는 등불 외면치 아니하며…'

월평균 10건 상담, 자살예방은 '02-744-8279(빨리친구)'

조국희 기자 기자  2013.06.26 18: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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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0~3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1만5566명. 이는 전년대비 1.0%, 2000년에 비해 130.2% 상승한 비율이다. OECD 국가간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명당) 평균 11.3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28.1%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국가적인 자살예방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재 상태다.

생명존중센터(이하 센터)는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부설기관으로 군 복무문제, 우울증 등을 겪는 장병·군인가족의 자살을 예방하고자 2012년 6월 개소됐다. 그러나 센터 출범 이후 일반인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상담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2012년 6월 개소한 생명존중센터는 월평균 10명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 조국희 기자  
지난 2012년 6월 개소한 생명존중센터는 월평균 10명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 조국희 기자

센터는 평일, 주말을 막론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전화상담'에 중점을 두었다. 사이버상담의 경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으며 24시간 내 답변을 받아볼 수 있다.

만일 면접상담을 원할 경우 작년 11월 업무협약을 맺은 연세대학교 상담코칭센터에서 그들의 친구가 돼준다. 면접상담은 주 1회 50분이 기본이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상담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다.

이용락 생명존중센터 센터장은 "군종참모로 지냈을 당시 가장 슬펐던 것은 군 자살의 경우 일반 시신보다 험한 상처가 많아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38분마다 1명씩 자살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희망전도사 19명, 석사 이상 '자원봉사자'

센터의 상담사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다. 이들은 상담, 심리분야 대학원(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춘 전문가들이지만 곧바로 상담사가 될 수 없다.

   생명존중센터는 장병·군인가족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자살예방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 생명존중센터  
생명존중센터는 장병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자살예방상담을 제공 중이다. ⓒ 생명존중센터

상담사가 되기 위해서는 센터에서 진행 중인 상담학, 심리학, 군상담학 등의 과목을 16~18주 동안 이수해야 할뿐더러 수료 후 '자격검증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고객응대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동성애·고부갈등·학업스트레스 등 각자의 고민으로 자살 선택에 이른 사람들의 손을 외면치 않고 보다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이같이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센터는 전화응대 상담사 9명, 육군 제6군단 등 군부대 내에서도 10명의 상담사가 도움을 요청한 이들에게 '생명사랑법'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센터장은 "자살하는 사람들이 물, 불 안 가린다고 하지만 그것은 오류다"며 "투신도 보통 날씨가 따뜻한 4~9월에 자살률이 높은데 이것은 삶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부분을 조금만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며 "누구나 괴로울 때가 있으니 죽을 만큼 힘겹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다.

◆목표는 '불철주야' 운영, 홍보활동 총력

지난 3월부터 홈페이지 운영을 시작한 센터는 월평균 10건의 상담을 진행한다. 센터는 아직 홍보활동이 부족하다고 판단, 스티커와 명함을 제작해 위기순간에 놓인 사람들이 보다 쉽게 센터를 접할 수 있도록 배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올 7월부터 센터 내 상담사가 12명으로 확대돼 24시간 전화상담 운영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계획이다.

그는 "미국에는 '에이스(ACE)', 호주는 '비욘드 블루(Beyond Blue)라고 해서 국가적인 자살예방 켐페인이 있다"며 "호주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02년 인구 10만명당 16.1명이 자살했지만 2년 뒤 14.5명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이러한 프로그램이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며 "출산장려도 좋지만 꼭 우리센터가 아니라도 좋으니 정부에서 자살예방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