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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일까 독일까…' 우리금융 눈독 들이는 교보생명 노림수는?

장기 비전 차원에서 인수 도전… 리스크 큰 선택이라는 지적도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6.26 17: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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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교보생명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든다. 보험사의 은행인수 시도는 국내 최초이며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대대적인 금융권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별도의 팀을 꾸리고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전략기획파트에서 우리금융인수를 위한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며,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여러 파트너들과 협의 중이다.

◆지난해부터 '눈독' 은행·증권 등 관심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경남·광주은행에 대해서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교보증권과 합병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의 우리금융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IMM 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를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했으나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포기했다. 당시 교보생명은 법규상 금융회사가 금융지주를 인수하는데 제약이 많고 KB금융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밝히며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금융지주사법상 개별 금융사가 금융지주사를 자회사로 소유하는 것을 금지돼 있으나 정부가 우리금융을 분리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며 지난해와 달리 교보생명도 인수전 참여가 가능해졌다.

교보생명측은 우리금융 인수는 지난해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여러 차례 무산되면서 잠시 보류했던 사안으로 우리금융 민영화가 다시 추진되며 다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무적 투자자 찾기 '열심' 시너지 낼 수 있을까

교보생명은 현재 자산 70조로 생보업계에서 삼성생명, 한화생명과 함께 '빅3'로 꼽힌다. 이들은 금융 전업그룹으로서 장기 비전차원에서 은행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ING생명 인수전에도 뛰어든 만큼 교보생명은 인수자금 확보과정에서 투자자가 확보가 시급한 상황으로 유력한 재무적(FI) 투자자로는 교보생명 2대 주주(지분율 9.9%)인 캐나다온타리오연금과 JP모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파트너를 끌어들여도 교보생명이 자체 현금 최소 1조원이 있어야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교보생명이 우리금융 인수 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만 준비된다면 향후 우리금융 인수가 교보생명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 할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경우 안정적인 받침 이상의 효과가 있을 수 있고, 알짜인 우리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의 합병도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인수의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제 인수의사가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보생명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리스크가 큰 선택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박사는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교보증권이 있으니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너지가 날 수도 있겠지만 우리투자증권의 규모가 더 큰 만큼 피인수되는 분위기가 될 수 있다"면서 "각기 다른 문화가 융합되는데 있어서도 마찰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HSBC, ING 등의 해외사례만 보아도 은행과 보험의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문화적으로나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봐도 교보생명에게 득이 될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