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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다시 날아보자꾸나' 행보 눈길

논란 딛고 꾸준한 활동 전화위복 삼을까 관심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6.25 18: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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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최근 소설가 이상의 '날개' 끝부분을 연상케 하는 행보를 보이는 출판사가 한 곳 있다. 단행본 출판사인 동시에 회사와 동명의 문예지도 펴내는 '자음과모음'이다.

지난 봄 사재기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 전까지 자음과모음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황석영, 김연수 같은 순문학 부문의 거물은 물론 백영옥 같은 트랜디한 작가군에 이르기까지 넓은 작가군을 섭외가능한 저력있는 출판사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에도 자음과모음은 그로기 상태나 산화하는 방안 대신 뚜벅이 행보로 독자들에게 계속 다가서는 방법으로 신뢰 회복의 벽돌을 한 장씩 쌓아나가고 있다.

창립 3년여에 연매출 100억원 저력, 다시 발휘할까

자음과모음은 본래 장르소설로 유명세를 쌓고 그 유명세를 헛되이 놓치지 않고 실질적 기반을 닦는 데까지 연결지은 몇 안 되는 출판사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엄격히 분류하고 전자가 후자에 비해 상당히 우월적 지위를 갖는다는 인식이 여전히 공고하다. 따라서 북스피어 등 전문성 있는 업체로 특화되거나 일부에서는 유력 출판사가 임프린트라는 형식으로 장르문학에 해당하는 책들을 내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자음과모음처럼 양자를 모두 통섭하는 모델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독자들의 열광적 반응을 사는 요인 중 하나다. 1999년 김예리의 '용의 신전'으로 범상치 않은 능력을 보인 바 있는 자음과모음은 문예지를 내면서 또 광심을 얻었다. 순문학 뿐만 아니라 범죄소설 등에 해당할 법한 작품도 싣는 방식으로 뭔가 다른 문예지 시장의 파이를 스스로 창출했다는 것이다(문학과지성의 문학과 사회나 실천문학사의 실천문학이 색깔 차이를 보여온 점과 별개로, 제 3의길을 가는 상황).

끈질긴 신간 발행, 저력 과시에 독자는 즐거워

근래에도 돌발 상황에 위축되지 않고 '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나 '권태', '서른아홉 아빠애인 열다섯 아빠딸' 등을 선보였다.

더욱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이 회사가 발행하는 계간지를 2013 우수문예지로 선정한 점 등도 위기 극복에 작지만 힘이 되는 소식으로 받아들여진다. 팟캐스트 '북끄북끄'를 통해 자사 책의 저자와 편집자가 출간 과정, 문단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신선한 시도를 늘 진행해 왔던 자음과모음이 이번 여름을 어떻게 뜨겁게 넘길지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