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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정빈 소장 "물건 훔치면 도둑, 마음 훔치면 리더"

스마트경영연구소 소장 '22년 마케팅 노하우' 집대성한 도서 출간

조국희 기자 기자  2013.06.25 14: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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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마트 시식코너에 6개의 잼을 놓았을 24개를 두었을 때 어느 쪽이 더 많이 팔릴까요. 상식적으로 종류가 더 많은 곳이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생각할 수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소비자들은 대안의 수가 많아지면 아예 선택하지 않는 행동을 보여요. 이게 바로 '행동경제학'입니다."

미국 심리학자 브라이언 크너슨 교수는 사람들에게 컴퓨터 화면으로 초콜릿을 보여주며 구입의사를 물었다. 그리고 구매여부에 따라 뇌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뇌 영상장치'로 촬영했다.

그 결과 구입을 결정한 사람들은 초콜릿을 보는 순간 쾌락을 담당하는 중추가 매우 활성화된 것을 발견했다. 이 실험은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숨겨진 욕구에 따라 소비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욕구를 모르거나 혹 알더라도 그것이 진정성을 띄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어떻게 하면 감춰진 그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을까. 이와 관련, 고객의 마음을 훔칠 수 있다는 '비법서'가 눈길을 끈다. 저자 장정빈 스마트경영연구소 소장은 22년간 마케팅·서비스분야에서 활약한 전문가다.

◆행동경제학, 소비욕 자극… '매혹적 마케팅'

   장 소장은 책에서 고객의 숨은 욕구를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했다. = 조국희 기자  
장 소장은 책에서 고객의 숨은 욕구를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했다. = 조국희 기자
장 소장의 저서 '고객의 마음을 훔쳐라'는 고객들의 행동방식을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가격·품질·사후수리가 완벽하게 이뤄져 뚜렷한 차별성을 둘 수 없는 요즘, 감성에 호소해야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간의 뇌는 '신뇌'와 '구뇌'로 구분돼요. 구뇌는 생존과 본능에 대한 감정을 담당하며 신뇌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역할을 맡고 있죠. 지금과 같은 마케팅 전쟁시대에 소비자의 진심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구뇌에 집중해야 돼요."

장 소장에 따르면 상품에 스토리를 더할 경우 고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다. 가령 '장미꽃 사세요'를 목청껏 외치기보다 '장동건이 고소영에게 사랑 고백할 때 건넸던 장미꽃입니다'라고 소개한다면 지나가던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강한 구매력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현상인 '보유효과'를 소개하며 사람들이 무언가를 부여받아 자신의 소유가 된 대상에 대해 그 가치를 비이성적으로 높게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적용한 것이 '체험마케팅'이에요. 대표적인 예로 김치냉장고 딤채를 들 수 있는데 딤채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약 200명의 평가단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3개월간 무료로 김치냉장고를 사용하게 한 뒤 구매여부를 물었어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100% 구매로 이어졌죠."

◆마케팅은 사람, 고객 신호 포착이 중요

장 소장은 특히, 고객들이 보내오는 감정의 신호들을 정확히 포착해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작은 욕구나 필요를 찾아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런 그에게 '시장의 리더'를 꿈꿀 수 있는 그만의 알토란같은 마케팅방법을 물어봤다.

   ⓒ 스마트경영연구소  
ⓒ 스마트경영연구소
"결과적으로 마케팅은 사람이에요. 인간관계를 얼마나 돈독히 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내가 보험설계사가 돼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가정합시다. 평소 내가 이 친구를 잘 살폈다면 그 사람은 나를 외면하지 못할 겁니다. 좋아하면 판단하지 않아요."

여기에 장 소장은 애플과 할리데이비슨처럼 시장의 리더가 된 기업들은 고객과 친밀감을 쌓고 호감을 팔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며 좋아하면 판단하지 않고 그와 관련된 모은 것을 감싸 안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물건을 훔치면 도둑이 되지만 마음을 훔치면 리더가 되요. 시장의 리더는 고객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스스로 지갑을 열게 만들죠. 책에 그 답이 들어있어요. 이 책은 마케팅과 서비스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물론 '감춰진 욕구의 비밀'이 궁금한 사람에게 길잡이가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