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봉사&자선, 자녀 EQ 투자라고 생각하면…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6.24 11:47:5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바자회를 둘러보던 시민이 유모차를 탄 아이에게 장난감 선물을 사줍니다. 21일 서울 을지로입구에 위치한 하나생명 본사 건물 앞에서는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깜짝 바자회가 진행됐는데요.

이 자리에는 하나생명 직원들이 내놓은 각종 용품들이 판매돼 하나생명 직원들은 물론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걸음도 끌어당겼습니다. 저 아이는 너무 어려서, 자신이 바자회에 들렀다는 것 자체를 철들고 나서는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겠는데요. 연말이면 부모가 아이에게 동전을 줘서 구세군 냄비에 넣게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21일 하나생명 본사 앞에서 열린 바자회에서 한 시민이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 주고 값을 치르고 있다. = 임혜현 기자  
21일 하나생명 본사 앞에서 열린 바자회에서 한 시민이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 주고 값을 치르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아이들이 직접 돈을 벌지 못하지만, 봉사나 자선을 경험하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가 대신 방학숙제 해 주듯 봉사 관련 실적 쌓기에 나서기도 하지만(치열한 '부모간 대리전') 그런 폐단은 일단 차제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게 좋다는 점은 일종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냐는 것이지만, 실제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교육학 등에서는 의미있는(실질적인) 입증을 해내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봉사나 자선 같은 친사회적 행동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행동'으로 정의되는데요, 아이젠버그라는 해외 석학은 친사회적 행동을 △도와주기 △협동하기 △나눠 가지기 △위로하기 등의 구체적인 행동을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자회에 (엄마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긴 하지만) 동참해 보는 것은 도와주기와 나눠 가지기의 경험치를 쌓는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연구한 장승택 석사의 논문('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감성지수에 미치는 영향-초등학생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봉사에 참여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보면, 시민성 발달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는 소개가 나옵니다(이 논문 P.26 등). △인성 및 △도덕성 영역과 △공동체 의식 영역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인데요.

어려서부터 청소년 시기 내내 자원봉사 등 경험이 있는 경우 속칭 EQ 발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개연성이 그저 추측이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실체가 점차 밝혀지고 더 구체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니 EQ를 길러준다고 미술학원 등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감성지수'를 길러준다고 생각하고 기회 닿을 때마다 바자회 같이 손잡고 돌아보거나 같이 봉사에 참여해 보는 것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