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육체가 건강하면 정신도 건강해진다. 건강한 정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치열한 '고민과 고뇌'가 아닌 '휴식, 릴렉스'다. 한번에 다 읽기보다는 옆에 두고 정신적으로 피곤할 때 잠깐 잠깐 읽으면 아주 좋은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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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출신인 베르나르는 과학적 상상력이 뛰어난 소설가로 유명하다. 상상력 사전은 그가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공부로 알게 됐거나, 실생활에서 경험한 수백 가지의 재미있고 기발한 '잡학'들과 '근거 있는 과학적 상상'들을 언급한 책이다.
'버터 바른 빵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 하필이면 버터를 바른 면이 주로 바닥 쪽에 닿는 이유, 인류의 먼 조상들 특히 남자들이 속옷부터 입어 성기를 가려야 했던 진짜 이유, 초콜렛 케이크를 맛있게 만드는 법, 만약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인류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긁어 버린 세 가지 사건'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다음은 '상상력 사전'에 나오는 '고양이와 개' 이야기다.
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 줘. 그러니까 그는 나의 신이야"
고양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 줘. 그러니까 나는 그의 신이야"
참으로 간명하게 고양이와 개의 특성을 정리하지 않았는가. 우석훈 박사의 저서 '1인분 인생'에 따르면 실제로 개는 주인을 알아보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고양이는 주인을 몰라본다고 한다. 고양이는 다만 자기에게 밥을 주는 사람을 알아 볼 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 역사, 생활, 지리, 철학 등 온갖 분야에 걸쳐 이 천재적인 작가가 톺아 낸 통찰력과 유머감각, 위트가 빛나는 책이다. 단문 중심이라서 읽기도 참 쉽다. 머리맡에 두고 심사가 복잡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읽다 보면 머리가 개운하게 비워지는 책이다.
프라임경제 칼럼니스트 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