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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다시 불어오는 증권업계 감원 칼바람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6.14 17: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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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증권가에 다시 감원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났고 증권사 실적은 반 토막으로 추락,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불황 극복을 위한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삼성증권이 대규모로 인원 감축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알려진 구조조정 인원은 최대 무려 400명. 팀별로 1명씩 감원에 들어갈 것이라는 무서운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전체 직원수는 3390명으로 이중 비정규직 343명을 제외한 직원수는 3047명입니다. 단순 셈법으로 따져볼 경우 7명중 1명은 옷을 벗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삼성증권은 소문에 대해 적극 반발하고 있습니다.

설명인 즉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맞지만 감원 인원이 턱없이 확대 보도됐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증권 측은 "회사에서 예상하는 구조조정 규모는 100여명 정도"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실적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증권 순익은 몇 해째 하락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3월 결산법인인 삼성증권의 2010년 회계연도 결산 순이익은 2382억원이었으며, 2011년은 해외 투자 실패로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며 136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삼성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573억원이었고요.

삼성증권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증권업계 불변의 최선호주로 꼽히는데요. 여타 증권사에 비해 고액자산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질적 수익성 개선이 크지 않음에도 삼성증권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고액자산가 수의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상품부터 브로커리지까지 전방위 영업이 가능해 미래성장가치를 고려하면 타 증권사 대비 30%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 프리미엄이 타당하다"고 설명합니다.

타 증권사의 이런 분석과는 달리 이번 감원 결정은 삼성 내부에서 향후 증권업황 자체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삼성증권은 실적이 부진한 리테일 영업지점 폐쇄를 논의한다는 소식이 있었고요.

증권업계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임원감축이 불가피할 정도로 증권업계는 전반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추락하는 삼성증권의 구원투수가 되기 위해 삼성자산운용에서 온 김석 사장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관련업계에서는 말들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김 사장은 올 초 영업정책이나 제반제도 개편을 통해 고객과 회사의 이익이 같은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며 매출 및 사업구조 안정성 제고를 주문한 바 있습니다.

이번 구조조정에는 삼성증권 포함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계열사 및 전자 등의 자리전환도 포함하고 있는데요. 나름의 자구책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삼성증권의 구조조정이 타 증권사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감은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미래에셋증권과 동양증권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감축을 한 상황인데다 향후 증권업황 자체를 어둡게 봤다는 점에서 업계 종사자의 근심은 깊어졌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째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떠가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증권업계의 외면도 심해질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