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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NHK 아마짱과 전북 완주 '협동조합 바람'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6.14 06: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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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 동북부에 이와테현이라는 곳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곳과 멀지 않다. 이 지역이 새삼 일본 국민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일본 제일의 방송 NHK가 지난 4월 방영을 시작한 아침 드라마 '아마짱'이 이 지역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여고생이 이와테현으로 낙향, 외할머니의 대를 이어 해녀(제목에 들어가 있는 아마는 일본어로 해녀를 의미)가 된다는 게 기본 줄거리다. 몰락의 길을 걷던 지방 사회가 전통과 문화를 되살리면서 새롭게 도약한다는 메시지를 장기간 경기침체로 위축된 일본 국민에게 전달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처럼 지역 사회가 뭉치고 자신들이 가진 요소를 잘 살려 남부럽지 않은 살기 좋은 동네, 눈부신 지역 경제 공동체로 거듭나는 경우는 한국에도 없지 않다. 전라북도 완주군은 협동조합이 중심이 돼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을만들기·마을기업·커뮤니티 비지니스·사회적기업 등 개별 조직이 로컬푸드 매장을 거점으로 지속적인 사업을 도모해 주목받고 있다.

전북발전연구원이 내놓은 '전라북도 사회적경제 조직 실태 분석과 활성화 방향' 브리핑을 보면, 외부에서 대기업 유치를 하지 못해도 사회적경제조직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살 길을 도모하면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보고서는 사회적경제조직이 지역주민과 취약 계층을 우선 고용하며 원재료의 89.4%를 도내에서 조달하고,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 69.1%를 도내에서 판매하는 등 지역순환경제를 실천에 옮기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회적경제 전체 매출액은 1조8000억원으로 도내 사업체 매출액 102조5000억원의 1.8% 수준에 머물지만, 이익률은 13.5%로 사업체 영업 이익률 10.6%보다 높았다.

이렇게 보면, 서울 중심 대기업 주도의 경제 구조가 꼭 정답인지, 혹은 행여 그렇다 하더라도 지방이 살아남을 다른 길은 없는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사회적 경제조직을 통해 전통과 문화를 살리면서 나름의 자립적 경제를 꾸릴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여러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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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협동조합 관련 법체계가 정비돼 협동조합·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고, 사회적기업도 끊임없이 관심을 얻고 있다. 이 참에 영리기업 위주로만 짜여져 있는 각종 제도를 전체적으로 점검해 각 지역에 사회적 경제공동체들이 자생적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드라마 아마짱에 공감하는 일본인들의 정서를 그저 바깥 나라 연예계 소식쯤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우리도 많은 젊은이들이 지역으로 내려가 직업과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다는 시사점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