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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LG 에어컨 보니 고민 되네요"

일찍 찾아온 무더위, 각 판매점 발로 뛰며 찾았더니…

나원재 기자 기자  2013.06.13 18: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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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찾아온 올여름 무더위에 에어컨시장이 함박웃음이다. 초절전 기능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에너지 효율과 바람 방식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프라임경제  
일찍 찾아온 올여름 무더위에 에어컨시장이 함박웃음이다. 초절전 기능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에너지 효율과 바람 방식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올여름은 예년보다 이른 뙤약볕에 원전 가동 중지 사태, 그리고 이에 따른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절감 등 삼중고가 어려운 여름나기를 예고했다. 하지만, 바깥 생활은 그렇다 쳐도 집에서까지 부채질을 하자니, TV 속 에어컨 광고를 외면할 인내심도 지구력을 잃고 만다. 저마다 내세우는 에어컨 기능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앉아서 비교하자니 속 시원한 설명이 아쉽기만 하다.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거리로 나섰다.

쏟아지는 에어컨 중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와 제품 선정이 우선이다. 대다수 소비자가 예상하겠지만, 삼성전자-LG전자 비교가 아무래도 제일 흥미롭다. 이와 관련, 단연 김연아 에어컨 'Q9000'과 손연재 스페셜G 시리즈가 최근 눈에 띄고 있다.

설치 공간의 크기, 즉 평수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 23평형 아파트를 기준삼아 각 브랜드 직영 대리점과 유명 전자제품 종합 판매점, 그리고 대형 마트 등 총 네 곳을 직접 찾았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비교대상 제품군을 먼저 밝히자면, 이들 각 매장에서는 삼성전자 15평형 제품과, LG전자 16평형 제품을 동일하게 추천했다. 구성은 스탠드형 제품에 6평형 벽걸이 멀티에어컨이 한 세트다. 이들 각 매장 판매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갈수록 오르는 가격, 할인받는 방법 따로 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는 15평형 에어컨 가격이 공기청정기 기능 유무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판매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공기청정기 기능이 포함된 에어컨은 250만원, 포함되지 않은 제품은 189만원이다.

하지만, 제휴카드를 만들고 이를 결제에 사용하면 가격은 각각 212만5000월, 179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현금결제를 생각하고 구입을 마음먹은 소비자라면 애당초 이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 현금결제를 한다고 해도 부가세만큼의 비용을 조금 더 할인받는 일은 없다는 설명이다.

LG전자의 경우, 비교할 만한 제품으로 16평형을 추천했다. 15평형 제품은 없다는 얘기다. LG 베스트샵 판매원은 "이 제품의 가격은 225만원선으로, 제휴카드를 만들어 사용하신다면 199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금결제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특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대형 전자제품 판매점도 상황은 같다. 해당 판매점의 직원은 "삼성과 LG 대리점과 마찬가지로 제휴 카드를 만들고, 포인트까지 적용하신다면 비슷한 가격으로 맞춰 드릴 수 있다"며 "삼성과 LG 제품을 굳이 비교하신다면 제품의 성능을 보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직원은 이어 "요즘 제품들이 워낙 잘 나오지만, 고객들이 결국 비교하는 것은 세부적인 기능이다"며 "물론 현금결제를 하셔도 추가할인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굳이 제휴카드를 만들지 않아도 그 만큼의 가격 할인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판매원은 "각 대리점과 전문 판매점에서 카드를 만들면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마트는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 매장은 이구동성으로 에어컨 가격은 당연히 점차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겠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매장 직원의 귀띔이 뇌리에 맴돌았다. "고객님, 가면 갈수록 에어컨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는 방법은 있어요. 주말에 오시면 어느 매장에서든지 가격을 할인받으실 수 있습니다. 'OO데이'라고 해서 주말에 일제히 가격을 다운시키거든요. 평일에 오셔서 구입하시면 손해를 감수하셔야 해요."

◆초절전 기능이 대세, 다각적 검토 필요

정부가 에너지 대책에 고심하는 만큼 각 가정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따지는 게 요즘 현실이다. 에어컨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한 달 전기료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이는 올해 에어컨 시장의 화두로 '초절전' 기능이 떠오른 까닭이다.

에너지 효율을 살펴보자니, 따질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포괄적으로는 바람이 나오는 방식부터 에어컨 설치 방법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삼성과 LG 각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을 바라보는 시각은 본격적으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디지털프라자 판매원은 'Q9000'의 장점으로 하이패스 방식과 두 개의 원형 구멍을 조절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 바람을 흡입하는 곳이 아래에 있었다면, Q9000의 하이패스 방식은 바람이 나오는 구멍 바로 뒤에 흡입구가 있어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원형 구멍을 상황에 따라 하나 또는 두 개로 조절이 가능하죠. LG전자 제품은 이러한 조절 기능이 없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얘기입니다."

삼성 대리점 직원은 특히 회오리바람에 대해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는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맞을 수 있을 정도로 바람 자체가 자연스럽고, 부드럽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 대리점 직원도 경쟁사 제품을 냉정히 평가했다. 베스트샵 직원은 "삼성전자가 회오리바람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선풍기가 두 개 달려있다고 보시면 된다"며 "LG 제품은 4D 입체 냉각으로 바람이 거실을 감싸듯 나오기 때문에 시간적인 면에서 보다 효율적이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이어 "LG전자 제품은 특히, 멀티 에어컨 전원이 실외기와 관을 통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디자인 측면에서도 깔끔하며, 전기료 또한 그만큼 절약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디지털프라자 직원은 이를 두고 "삼성전자도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감전사고 등이 우려돼 실외기와 멀티에어컨 연결관 내부로 전원을 넣지 않았다"며 "에너지효율성과는 별개다"고 지적했다.

삼성-LG 에어컨 비교 제품은 실제 월별 전기 사용료가 월 1만1000원~1만2000원을 표시돼 있다.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해 두 종류의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대형 마트로 발걸음을 또 다시 옮겼다. 물론, 객관적인 설명이 필요해서다.

"제품에 보시면 월 1만1000원부터 1000원 차이로 한 달 전기료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세요. 그런데 이것만 보시고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대기전력 등을 감안한다면 곱하기 3을 하시는 게 맞습니다. 하루 8시간 에어컨을 사용하신다고 가정했을 때 월 3만원에서 4만원까지 전기료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에요."

대형마트 판매원의 설명은 점차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삼성-LG 제품의 설치 공간 등은 워낙 잘 나오다보니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디자인은 TV 광고에서도 많이 나오니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죠. 삼성과 LG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바람이 나오는 방식이에요. 삼성 제품은 자연스러운 바람을 좋아하는 고객이 많이 선택하시고, LG전자는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바람이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주로 찾습니다."

에어컨 시장의 화두로 스마트, 초절전, 초슬림이 지속되고 있다. 스마트 가전 기능을 부각한 삼성전자와 입체냉방을 강조하고 나선 LG전자. 소비자들이 각 제품의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초절전에 대한 이들 판매점의 설명이 어떠한 변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