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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크라운베이커리, 딜리댈리로 사업재기 가능할까?

폐점 잇따르는 등 곳곳서 철수 정황포착…업계 "막다른 길"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6.13 15: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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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때 베이커리업계 1위를 달리던 크라운베이커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제2브랜드 딜리댈리 마저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크라운제과 전반의 베이커리사업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크라운베이커리는 1988년 크라운제과 생과사업부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1990년대에는 업계 1위를 고수, 2000년대 초·중반에는 매출 1000억원대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대기업 베이커리브랜드 공세와 안일한 경영방식 탓에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다.

이에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크라운베이커리를 흡수합병하고 재무구조 안정,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재기를 꾀했다. 그럼에도 불구 크라운베이커리 상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업철수 수순에 무게를 싣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크라운베이커리 매장은 100여개 남짓. 직영점은 대부분 철수했으며, 가맹점 폐점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해당 영업·관리부서가 축소됐고 영업담당 직원들이 일부 가맹점주들에게 타 브랜드로 전환을 권유하는 등 폐점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운베이커리(우측)가 적자에 시달리며 사업철수 행보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2브랜드 딜리댈리로 베이커리 사업 재개를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조민경기자  
크라운베이커리(우측)가 적자에 시달리며 사업철수 행보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2브랜드 딜리댈리로 베이커리 사업 재개를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조민경기자
매장수 감소는 공장수율 저하로 이어졌고, 이에 크라운베이커리는 자체 생산공장인 파주공장을 폐쇄했다. 대신 외주(OE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지만 제품 가짓수가 한정되는 등 제품공급이 이전만큼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라운제과 측은 "(크라운베이커리) 사업철수 계획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기존 크라운베이커리 매장을 제2브랜드 딜리댈리 매장으로 전환하는 등 내부적으로는 크라운베이커리 사업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운제과는 내달 인사동에 위치한 크라운베이커리 안국점을 딜리댈리 매장으로 전환한다. 크라운베이커리 안국점은 과거 인사동 랜드마크였을 정도로 인기를 누려온 곳이다. 또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차남 윤성민씨가 점장으로 일하며 현장경영을 익혔던 의미 있는 매장이기도 하다. 

크라운베이커리 관계자는 "크라운베이커리 안국점 문을 닫고 딜리댈리 논현점을 그 자리에 이전 오픈한다"며 "크라운베이커리는 매장확장 계획은 없고 기존 매장들만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크라운베이커리가 제2브랜드인 딜리댈리로 베이커리 사업 재기 발판을 다지려는 모양새지만, 업계 시선은 싸늘하다. 2009년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며 선보인 딜리댈리는 사업 5년째에 접어들었지만 매장수가 3개에 그치며 별다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커리 업계 한 관계자는 "크라운베이커리가 사업 확장 계획이 없고, 사업을 철수한다는 것은 업계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세컨드 브랜드 딜리댈리도 있지만 자리 잡지 못했고 이를 통한 사업재기는 힘들어 보인다. 크라운베이커리 전반의 베이커리사업은 막다른 길에 서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