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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中企' 크라우드펀딩으로 해갈 눈앞

'착한 자금조달' 신동우 의원 개정안 발의…美·英·伊·日도 제도화 급물살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6.13 14: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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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마치 구름처럼 흩어져있는 대중(crowd)에게 자금을 조달(funding)하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이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의지와 맞물리며 새로운 투자자 모집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아이템이 무기인 소자본창업자 등 신생기업과 각종 서포팅 분야에서 금융권 홀대를 보완할 '크라우드펀딩'이 법제화를 앞두게 되면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진 상황이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서울 강동갑)은 크라우드펀딩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증권발행 관련 규제를 줄여 창업·벤처기업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기반과 투자자 보호장치 및 중개업체에 대한 관리방안 등을 담은 이 개정안에는 이우현·안덕수·이노근·김태환·서상기·송광호·문정림·정갑윤·윤재옥 의원이 뜻을 함께 했다.

발의된 개정안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는 특수한 형태의 투자중개업자로 5억원 이상 자본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크라우드펀딩 특성상 건전성, 투자권유, 파생상품 등 일반 금융투자업제 규제를 받지 않으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를 모집할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받는 등 공시규제에서 상대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글로벌 성장탄력 가속화 '시장 규모 500조 수준'

개정안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금액 상한의 경우 연간 동일회사 한도는 500만원, 연간 한도는 1000만원으로 제한하면서도 투자위험을 감수할 여력이 있는 고소득자, 전문투자자 등은 한도를 상향하거나 없애 기업 자금조달 측면을 고려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의 크라우드펀딩 도입 관련 개정안 발의로 마땅한 자금줄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신생 유망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한국금융플랫폼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의 크라우드펀딩 도입 관련 개정안 발의로 마땅한 자금줄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신생 유망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한국금융플랫폼
또 청약증거금이 중개업체를 거치지 않고 은행 및 증권금융회사에 예치·신탁되도록 해 중개업체의 파산, 횡령 등으로부터 투자자 재산을 보호하는 한편 광고 범위를 한정하고 중개업자 자체투자와 투자자문·청약권유를 금지하는 등 중개업자의 무리한 영업행위도 막았다.

크라우드펀딩이 기업 자금조달 수단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건전한 일반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크라우드펀딩이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설계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여기 덧붙여 신 의원은 "크라우드펀딩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혁신적 자금조달 수단으로 전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주요국들이 크라우드펀딩 제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 의원의 말대로 현재 크라우드펀딩은 가히 열풍이라 부를 정도로 글로벌 곳곳에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이 같은 방증으로 미국 상·하원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신생기업의 자금을 모으는 JOBS(Jump start Our Business Startup Act)법을 통과시켰고 투자자 연수입·순자산에 따라 투자금액을 제한하는 등 투자자 보호장치도 만들었다.

미국은 법률 통과 이후 크라우드펀딩 성장에 가속이 붙은 상태며 이와 관련 최근 미국 경제매거진 포브스(Forbes)는 올해 세계 크라우드펀딩 산업 규모가 500조원 수준으로 신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전 세계 크라우드펀딩 업체는 2012년 기준 500곳이 운영 중이며 2011년 한 해에만 118만 건의 투자가 이뤄진 바 있다.

◆생각보다 익숙한 크라우드펀딩…시장안착 전까지 소액투자 바람직

비극적 현대사인 제주 4.3사건을 담은 '지슬(감자의 제주도 방언)'로 유명세를 탄 오멸 감독의 차기작 '하늘의 황금마차'가 영화 전문 크라우드펀딩인 '펀딩21'의 1호 작품으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말 개봉한 인기 만화가 강풀의 작품 '26년'은 제작비 일부를 누리꾼들로부터 끌어 모아 이슈가 됐고 2000년대 초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반칙왕, 친구 등이 '네티즌 펀드'라는 이름으로 일반대중에게 자금을 구해 영화를 개봉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나 인터넷 카페 동호회원 등 온라인망을 토대로 모인 대중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직접 후원에 나서는 이 같은 방식은 정치권에서도 간간히 볼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펀드'로 사흘 만에 40억원가량을 모집했고 강기갑 펀드, 강용석 펀드, 문재인 펀드 등도 이어져 나왔다.

13일 한국금융플랫폼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지분투자형의 △오퍼튠 △오픈트레이드 △데모데이와 기부후원형인 △굿펀딩 △유캔펀딩 △펀듀 △텀블벅 △위제너레이션 및 대출형인 △머니옥션 △팝펀딩 △펀딩트리 등 관련 업체들이 활동하며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까지는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호의적 분위기다. 소액투자라도 신뢰를 기반으로 한 다수의 투자 지지를 받고 있어 평판 유지에 신경써야하고 투자자 아이디어나 목소리를 듣는 것도 게을리 할 수 없어 궁극적으로는 선기능의 장점이 우월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법제화 전까지는 크라우드펀딩과 관련한 감독이 취약한 만큼 금융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피하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오퍼튠 관계자는 "악의적 목적으로 유명인을 거론하며 자금조성을 노리는 경우도 있어 사실 파악 후 다수의 동조분위기가 만들어지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혹시라도 꺼려지면 투자를 멈추거나 없어도 될 정도의 소액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크라우드펀딩이 제도권 안에 들어오면 금융당국 등의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빠른 시간 내 크라우드펀딩 산업이 효과적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