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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5조 떼일' 쌍용건설 이대로 둘 텐가

2200억원 규모 싱가폴 프로젝트 무산…채권단 동의 시급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6.11 16: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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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지 어언 4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개시여부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물론 금융권 상황이 여의치 않긴 하다. 외적으로는 STX그룹 몰락으로 여윳돈 씨가 말랐으며, 내적으로는 '관치금융'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큰 피해자는 쌍용건설이다. 그 사이 쌍용건설은 수주가 확정된 2억달러(한화 2200억원) 규모 싱가포르 C복합건축 프로젝트를 현지 경쟁사에 뺐기고 말았다. 다음은 건설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애초 쌍용건설이 싱가포르 C복합건축 프로젝트 입찰 때 최저가를 써내 100% 사업권을 따냈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 발주처가 국영기업이다 보니 쌍용건설에 7일까지 재무개선 계획서를 내라고 한 모양이다. 하지만 워크아웃 개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계획서를 내지 못했고, 끝내 차 순위 현지 건설사에 사업을 뺐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수주불발은 시작에 불과하다. 쌍용건설이 이미 수주를 확정(확실)지었거나 유력한 세계 각국 프로젝트는 C복합건축 말고도 6곳이나 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동남아시아 S호텔 1억2000만 달러(수주확정) △중동 지하철 프로젝트 40억 달러(우선협상대상자) △싱가포르 M복합건축 프로젝트 6억3000만 달러(수주유력) △홍콩, 지하터널 11억 달러(수주유력) △인도네시아 남수마트라 철도 14억 달러(경합우위) △적도기니 행정기관 1억3000만 달러(수주확실) 등 총 5조5000억원 규모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문제가 중동 지하철 사업이다. 현재 쌍용건설은 이 사업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오는 14일까지 은행서 발급받은 '재무개선계획서'를 내지 못하면 최종단계서 탈락하고 만다.
 
문제는 수주불발 사태가 쌍용건설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해외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을 경우 워크아웃 지연에 따른 수주실패 시 국가 간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국제소송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