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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기 배구대회 통해 살펴본 '광주 생활체육'의 힘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6.08 2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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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날의 아픔을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시키며 내일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우리 광주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의 제2회 무등산기 남녀클럽·교직원 배구대회 축사 내용 중 일부다. 여기에는 이 대회에 배구를 사랑하는 광주시민들이 보낸 관심과 열기의 배경 키워드가 오롯하게 담겨 있다.

8일 성료한 무등산기 남녀클럽·교직원 배구대회는 지난해 대회보다 더 많은 사랑과 성원을 받으며 열려, 생활체육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애정을 엿보게 했다. 이번 대회는 많은 클럽과 교직원팀, 이들 구성원을 응원하는 가족들이 동강대학교 체육관 등 경기가 치러진 여러 시설을 찾아 즐거운 주말 시간을 함께 하는 장이 됐다. 특히 스포츠맨십을 통한 상호 우의와 이해의 증진 마당이 됐다는 풀이도 나온다.

분산 개최와 토너먼트 진행, 스피디한 진행과 열띤 응원전 가능케 해 

이번 대회는 동강대 등에서 분산해 진행, 관심을 모았다. 통상적으로 이 같은  방식을 택하는 경우 관심이 분산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런 운영 방식의 장점인 빠르고 밀집된 경기 진행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으면서 종합적으로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두드러진 대회가 됐다. 여러 시설로 대회의 저변을 확장하면서, 대회 장소와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련되는 시민들의 숫자를 늘릴 수 있었고 시민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느껴지는 대회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등산기 남녀클럽·교직원 배구대회에 참여한 각 클럽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공·수를 펼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무등산기 남녀클럽·교직원 배구대회에 참여한 각 클럽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공·수를 펼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토너먼트 대진 진행을 통해 흥분도를 고조시켰던 점도 주효했다.

배구에 쏟은 관심, 다른 팀들과 교류하며 공동체 정신 다질 멍석 깔아줘

특히 이번에 각 클럽 등에서 참여한 배구인들은 광주와 인근 지역 그리고 관련 학교 등 여러 호남 키워드로 묶을 수 있는 다양한 선수들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강 시장이 축사에서 지적했듯, 광주항쟁의 상처를 이젠 인권의 상징 도시라는 코드로 승화시키고 있는 광주와 그 주변 지역민들은 항쟁 당시 저항에 나선 시민들 사이에 흘렀던 '공동체의 정신'을 다시금 확인할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정치가 그 교착 도구로 기능했지만, 이제 민주당 지지 일색의 몰아주기 풍토가 일부나마 개선되고 있고 지역정당주의의 병폐를 광주와 호남이 스스로 해소하려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어 그 빈자리를 다른 영역이 메워줄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로 대변되는 '문화'와 각종 대회 유치와 시설 개선 노력으로 대변되는 '스포츠' 관련 양대 산맥이 이 공백의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스포츠맨십을 통해 서로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을 만나고 서로 경합하면서도 결국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이 가질 수 있는 공감대를 확인할 장을 마련하는 일은 중요하다. 공동체의 삶에 대한 애정과 공감대를 형성, 공고화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프라임경제가 이번 대회는 주최, 주관함에 있어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광주농협·광주은행·광주신세계백화점 등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보여준 후원과 협찬에서 확인되듯, 지역 곳곳에서 찬성의 뜻을 얻는 가치로 풀이된다.

  시민이 생활체육의 마당에 참여해 땀을 흘리면 그 가족들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게 된다. 이렇게 함께 공동체의 정신을 함양하는 것이 생활체육의 힘이며, 광주는 이 같은 생활체육에 대한 열기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등산기 배구대회 같은 생활체육 관련 행사가 많아질 수록 이런 선순환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프라임경제  
시민이 생활체육의 마당에 참여해 땀을 흘리면 그 가족들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게 된다. 이렇게 함께 공동체의 정신을 함양하는 것이 생활체육의 힘이며, 광주는 이 같은 생활체육에 대한 열기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등산기 배구대회 같은 생활체육 관련 행사가 많아질 수록 이런 선순환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프라임경제

광주, 생활체육 넓은 저변…무등산기 대회 등으로 한층 더 확장 기대 

이런 상황은 강 시장 등 지역 정가에서도 주목, 적극적으로 이에 호응하고 고양하려는 정책적 노력을 펴도록 하는 결과를 빚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강 시장은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개최지 결정에 도전하면서 현지실사에 만전을 기울이는 등 스포츠 관련 열의를 보여왔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하지만 강 시장은 이 같은 굵직한 치적을 남기는 문제에만 매진하는 게 아니라 생활체육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애정에 대해서도 모른 척 하지 않는 노력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광주시는 타 도시보다 생활체육 등록인구수가 월등히 높은 전국에서 제일가는 생활체육 건강도시"라고 자신이 이끄는 도시의 생활체육에 대해 파악(지난 3월 '진월국제테니스장 오픈기념 제10회 광주광역시장기 생활체육 테니스 대회' 참석 당시 발언 내용)하고 있는 강 시장은 이런 문제에 호응하기 위해 고심, 여러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남구에 부족한 생활체육 관련 시설 증설 가능성을 검토하거나(지난 봄, 주월동 중앙공원에 2015하계U대회 양궁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음), 2013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야구장 건립 문제에서도 그저 보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애정을 갖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 주안점을 둬 많은 참여 기회를 열고 있다. 이에 따라 '야구장 건립 시민추진위원회', '트위터리안 번개미팅' 등 시민들과 각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수렴하고 실시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광주 새 야구장은 최대 3만2000석의 관람석을 갖춘 것 외에도 화장실이나 매점 등을 이용할 때에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개방형 콘코스를 구성에 넣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필드와 관람석간 18.5m의 최단거리 관람환경 등으로 야구와 야구장 역시 관람형 스포츠에 그치지 않고 관중도 참여하는 듯 느낄 수 있는 공감대 형성형으로 진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렇게 광주와 광주시 관계자 등은 스포츠를 좋아하고 또 생활체육을 통해 건강을 다지고 주변 사람들과 사이를 돈독하게 하려는 점이 두드러지는 시민들을 위해 노력 중이며, 이처럼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서로 공동체를 함께 살아간다는 인식의 한 창구로 생활체육을 여기고 있는 점은 다른 지자체에서 쉽게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목이다. 프라임경제의 무등산기 대회는 이 같은 흐름에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하나의 무대적 장치에 불과하지만, 이런 장을 계기로 광주가 스포츠맨십이 늘상 살아숨쉬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저력이 비축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